오전 11시, 미중 세기의 담판...中, 진짜 이란 설득할까
◆이태규 특파원의 워싱턴 플레이북<185>
中, 원유 수입 차질·중동 수출 타격은 손실
반면 美 관심 중동에 묶고 국력 키울 수 있어
전쟁 계속될 수록 美 무기고는 계속 소진
美, 中 은행 제재할 수 있지만 희토류 반격 가능
입력2026-05-14 06:13
수정2026-05-14 06:59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한국 시간 14일 오전 11시, 베이징에서 역사적인 미중 정상회담을 개최한다. 양국은 이란 전쟁, 대만, 핵 군축 등 안보 분야는 물론 중국의 시장 개방과 미국산 농산물·항공기 구매, 관세, 희토류·첨단 반도체 수출 제한 등 무역투자 부문에 대한 폭넓은 논의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시급한 현안은 이란 문제다. 미국은 이란 핵 문제에 있어 중국의 역할론을 주문할 것으로 보이지만, 중국이 적극적으로 나설지는 회의적이라는 분석이 많은 상황이다.
중국은 이란을 설득했을 때의 손익을 따져볼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이란 원유 수출의 90%를 수입하는 중국으로서는 이란산 원유 수입에 차질이 생기는 것은 손실이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하면서 국제유가가 오르는 것도 부담스러운 요소다. 다만 워싱턴포스트(WP)가 이날 미 합동참모본부 정보국이 작성한 보고서를 입수해 보도한 것에 따르면 보고서는 “중국이 재생에너지 개발과 막대한 석유 비축분 덕분에 석유 부족 사태를 잘 헤쳐나갔다”고 평가했다.
중동이 중국의 주요 수출시장으로 떠오른 가운데, 중동 정세 불안이 계속되는 것도 중국으로서는 경계해야 할 부분이다. 2024년 중국의 중동 수출액은 2190억달러로, 신흥시장 중 동남아(7590억달러), 중남미(2640억달러)에 이어 세 번째로 컸다.
하지만 무형의 장점이 막대하다. 무엇보다 미국의 관심이 중동에 계속 쏠리는 것이다.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은 지난해 7월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벨기에 브뤼셀에서 유럽연합(EU) 카야 칼라스 외교안보 고위대표와 만나 ‘러시아가 전쟁에서 패배할 경우 미국의 초점이 중국으로 옮겨갈 수 있기 때문에 중국은 러시아의 전쟁 패배를 감당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겉으로는 중국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강조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러시아가 패배할 경우 미국의 대중국 견제가 더욱 심화돼 중국에 손해라는 본심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됐다. 이번 이란 문제 역시 중국 입장에서는 미국이 계속 이란 문제에 발목을 잡힐 경우 중국은 국력을 키울 수 있는 시간을 벌 수 있다. 미국이 2000년대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집중한 사이 중국은 국력을 급속도로 성장시킨 경험도 있다. 미국이 이란과의 전쟁에서 미사일 등을 많이 소모할 수록 중국군의 운신의 폭도 넓어진다. 전문가들은 지금까지 소진한 미국의 무기고를 다시 채우는 데에만 수 년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이 이란산 원유를 계속 수입하는 중국의 주요 은행에 제재를 가하며 직접적인 압박을 가할 수 있지만 중국이 반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문제에서 중국의 도움을 원하지만 중국은 다른 생각을 갖고 있을지도 모른다’ 제하의 기사에서 “중국 대형은행에 대한 미국의 제재는 중국이 강력한 카드인 희토류를 다시 꺼내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바이든 정부 때 국무부 부장관을 지낸 커트 캠벨은 “중국은 미국의 사례를 보면서 중동 문제에 지나치게 개입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며 “이란에 결정적 압박을 가하라는 미국의 요청에 저항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도 이런 상황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다른 카드로 중국을 설득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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