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닛, 美 구독형 AI 사업 확대…디지털 병리 M&A 수혜 기대감 ‘주목’
美 누적 SaaS 계약 93만건 돌파…루닛 인터내셔널 성장세 지속
PathAI·Paige 잇단 고가 인수…“루닛 기업가치 재평가 가능성”
입력2026-05-14 08:29
루닛(328130)이 미국 시장에서 구독형(SaaS) 기반 사업을 꾸준히 확대하며 중장기 성장 기반을 다지고 있다. 최근 글로벌 디지털 병리학 기업들의 잇따른 인수 사례를 감안하면 현재 기업가치에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루닛의 올해 1분기 매출은 24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7% 증가했다. 시장 추정치를 약 2% 웃도는 수준이다. 다만 영업손실은 136억 원으로 예상보다 64억 원가량 확대됐다.
사업 부문별로는 해외 사업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자회사 ‘루닛 인터내셔널(볼파라 헬스)’이 실적을 견인했으며, 1분기 매출은 15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1% 늘었다.
신민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병원들과 장기 계약을 맺고 구독형 방식으로 제품을 공급하고 있어 분기별 안정적인 매출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향후 본사의 INSIGHT CXR·MMG 제품군이 FDA 허가를 획득하면 미국 내 유통 채널 역할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미국 내 누적 SaaS 기반 INSIGHT 계약 건수는 93만 건으로 직전 분기 대비 11% 증가했다. 미국 시장 침투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평가다.
반면 국내 사업은 부진했다. 루닛 INSIGHT 부문의 1분기 매출은 6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6% 감소했다. 신 연구원은 “유방촬영술(MMG) 제품은 올해 8월, 흉부 엑스레이(CXR) 제품은 내년 2월까지 국내 비급여 사용 기한이 정해져 있어 영업 환경이 녹록지 않다”며 “기한 이후에는 건강보험 급여 등재 절차를 별도로 진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디지털 병리 플랫폼 ‘루닛 스코프(SCOPE)’ 부문은 계절적 비수기임에도 성장세를 이어갔다. 1분기 매출은 1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9.9% 급증했다. 신 연구원은 “매출이 하반기, 특히 4분기에 집중되는 사업 특성에도 불구하고 1분기 기준 처음으로 10억 원을 넘어섰다”며 “주요 고객사와의 관계가 한층 강화되고 있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재무 안정성도 개선됐다. 루닛은 최근 2115억 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전환사채(CB) 풋옵션 대응에 나섰다. 현재 연결 기준 현금성 자산은 약 2000억 원 수준으로 파악된다.
신 연구원은 글로벌 디지털 병리 기업의 인수 동향에도 주목했다. 템퍼스 AI는 지난해 디지털 병리 기업 Paige를 약 1100억 원에 인수했고, 로슈 다이어그노스틱스(Roche Diagnostics)도 최근 PathAI 인수를 공식 발표했다. 신 연구원은 “루닛 스코프와 유사한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들이 잇따라 높은 밸류에이션에 인수되고 있다”며 “루닛은 미국 AI 영상 분야의 영업망까지 갖추고 있어 더 높은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내다봤다.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 서울경제신문,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