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방위력개선사업비, 6년간 안 쓴 돈만 약 1조 5000억원
2025년 방위사업 통계연보 분석해보니
관행적인 예산과다 편성 등 주먹구구식
전체 정부 불용액 가운데 약 2.4% 차지
입력2026-05-14 11:00
수정2026-05-14 13:45
국방 예산에서 신규 군사력을 확보하는 무기 도입과 연구개발 비용으로 사용되는 방위력개선사업비의 지난 6년간 불용액이 약 1조 5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4년에 6년래 최고치인 4800억 원 넘게 미집행액 발생하는 등 예산 과다 편성 및 사업 계획 미비 등 재정의 비효율적 배분과 집행의 결과라는 점에서 방만한 예산 관리 체제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서울경제신문이 ‘2025년도 방위사업 통계연보’를 분석한 결과 지난 6년간 편성된 방위력개선사업비 가운데 불용액 규모는 1조 4521억 원에 달했다. 2019년 2478억 원, 2020년 1328억 원, 2021년 1240억 원, 2022년 2987억 원, 2023년 1683억 원의 추이를 보이다 2024년 4805억 원 크게 늘었다. 연평균 약 2420억 원을 집행하지 않은 것이다.
특히 2024년 불용액은 전년 대비 3122억 원이 늘어나 약 2.8배 급증했다. 6년래 최고치다. 이는 2024년 정부 불용액 20조 1000억 원의 약 2.4%를 차지하는 규모다. 전체 국방 예산 59조 4200억 원 가운데 전력 운영비 44조 9500억 원을 제외한 규모로 이를 포함하면 전체 국방 분야의 불용액 규모는 더욱 커진다.
이런 까닭에 국방부(방위사업청 포함)는 매년 불용액 규모가 많은 상위 부처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들 불용액은 사용하지 않은 예산을 뜻하는 것으로 예산 관리가 부적절하다는 지적을 받는 이유다.
여기에 다음년도 집행으로 넘긴 이월액을 포함하면 무기 도입을 위해 예산 집행이 이뤄지지 않는 규모는 더욱 커져 예산 관리시스템이 주먹구구식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6년 간 이월액 추이를 보면 2019년 3159억 원, 2020년 2024억 원, 2021년 2888억 원, 2022년 3820억 원, 2023년 2635억 원, 2024년 2962억 원에 달한다. 6년간 못 쓴 이월액이 1조 7488억 원으로, 불용액과 이용액을 합치면 총 3조 2009억 원을 무기 도입에 안 쓰거나 못 썼다는 것이다.
6년간 불용액 연평균 2420억원 수준
일각에선 국방부가 예산 배분을 안일하게 처리한 탓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방위력개선사업비 불용액의 급증이 예산 집행의 효율성 저하를 초래했다는 것이다. 오히려 초급 간부 처우 개선을 위한 예산에 우선 배정됐다면 군 전투력의 핵심인 이들의 사기 진작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비판이다.
국방부는 2029년까지 하사 연봉을 중견기업 초봉 수준으로 높이고 중·상사 급여 역시 중견기업 유사 경력 수준으로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내년도 예산에 하사 월급을 6%대 인상하는 방향으로 재정당국과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국민의힘 강선영 의원은 “예산 편성은 사업적·정책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모두 집행돼야 하는데 미집행이 발생한 것은 사업적·정책적 목적 달성에 실패한 것”이라며 “당장 2024년 방위력개선사업비 불용액만으로 초급 간부의 야간·휴일·당직 근무, 주택 지원, 성과상여금 등 각종 수당을 충분히 대체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군 당국이 관행적으로 과도한 예산을 편성하는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예컨대 군 장비 구매 시 현재 조달 시스템상 낙찰률이 약 87% 수준으로 낙찰 차이가 크고 반복적 발생하는 상황인데도 관행적인 높은 예산을 편성해 불용액 발생이 지속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미집행액이 과도하게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사업 유형에 대해 예산 조정 단계부터 철저하게 걸러내 효율적 예산이 편성될 수 있도록 관리 체계 개선이 시급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방사청 관계자는 “방위력개선사업비 집행 과정엔 예상하지 못한 변수가 항상 발생하기 때문에 불용액이 많아졌다 작아졌다 하는 경향이 있다”며 “효율적 예산 편성과 집행이 이뤄지도록 방위력개선사업비 관리 체계를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 서울경제신문,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