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딱 한 번 마셨는데 몸 망가졌다 …성인 10명 중 4명 ‘전당뇨’ 만든 주범은
입력2026-05-14 14:33
수정2026-05-14 15:58
직장인 A씨는 매일 점심 직후 카페를 들어간다. 피로한 오후를 위해 시럽을 가득 넣은 아이스 커피, 때론 달콤한 초콜릿 음료 등을 마신다. 그런데 최근 건강검진에서 의사에게 단호한 소리를 들었다 “혈당 수치를 조절해야 합니다.”
13일 대한당뇨병학회가 발표한 ‘팩트시트 2024’에 따르면 국내 30세 이상 성인의 41.1%가 전당뇨 상태에 있다.
당뇨병 진단 직전 단계인 전당뇨는 더 이상 특정 고위험군의 질환이 아니라 국민 절반에 가까운 사람들이 경험하는 현실이 됐다는 의미다. 실제로 질병관리청의 ‘2024년 사망원인통계’ 확정치에서 당뇨병은 전체 사망 원인 7위(남자 기준 6위)에 올랐다.
문제는 당류 섭취의 출처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조사 결과 국민이 가공식품을 통해 섭취하는 당류의 약 47%는 음료류와 빵·과자에서 나온다. 현대인의 바쁜 일상이 음료라는 ‘빠른 당 충전’ 방식을 당연하게 만든 것이다.
액상당이 고체 음식의 당분보다 위험한 이유는 흡수 속도에 있다. 고체 식품은 식이섬유라는 방어막이 있어 혈당 상승이 점진적이다.
반면 액상당은 이 방어막이 없다. 뇌가 포만감을 느끼기도 전에 과도한 당이 혈중으로 쏟아져 들어와 혈중 포도당 농도를 급격히 올린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 인슐린 저항성이 쌓여 제2형 당뇨병으로 진행될 위험이 커진다.
국제 학술지 ‘어드밴시스 인 뉴트리션’에 게재된 메타분석에 따르면 가당음료 섭취가 하루 1회분(약 355㎖) 늘어날 때마다 제2형 당뇨병 발생 상대위험이 약 25% 증가했다. 국내 카페와 편의점이 촘촘하게 들어선 오피스 상권의 환경을 고려하면, 이 수치는 단순 통계가 아닌 우리 모두의 현재 위험을 의미한다.
당뇨 환자 급증의 결과는 국가 건강보험 재정 악화로 귀결된다. 이 같은 위기 속에 ‘설탕 부담금’ 정책이 현실화되고 있다. 담배 세금처럼 설탕 소비를 억제하고 이를 공공의료 재원으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최근에는 제로 음료의 인공감미료까지 부담금 대상 범위에 포함할지를 두고 국회와 산업계가 대립 중이다.
세계보건기구(WHO) 권고에 따라 이미 여러 나라가 관련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국내 정책도 초안 단계를 넘어 구체적 입안 단계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가끔 마시는 음료 한 잔이 내일의 질병을 초래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 선택이 매일 반복되면 당뇨 진단과 함께 수년간 의료비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생수나 무가당 차를 권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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