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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술 안 마시던 트럼프, 시진핑 앞에서 와인 ‘한 모금’

바닷가재·베이징덕 등 중식+서양식

지난 방중땐 트럼프 맞춤형 메뉴 다수

“만찬 메뉴는 그 자체로 외교 메시지”

입력2026-05-14 14:35

수정2026-05-14 21:06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 시진핑 국가주석이 주최한 만찬에서 건배를 제의하고 있다./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 시진핑 국가주석이 주최한 만찬에서 건배를 제의하고 있다./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9년 만에 중국을 찾은 가운데 중국의 ‘식탁 외교’ 메시지를 가늠할 국빈만찬 메뉴는 중국식과 서양식을 적절히 섞은 구성이었다.

14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오후 6시부터 시작된 국빈 만찬에는 총 9가지 음식이 제공됐다. 메인 요리로는 토마토 수프를 곁들인 바닷가재, 바삭한 소갈비찜, 베이징 오리구이, 제철 채소 조림, 머스터드 소스의 저온조리 연어가 올랐다. 여기에 상하이식 군만두 성젠바오와 디저트로 중국 전통 과자 형태인 소라 모양 페이스트리, 티라미수, 과일, 아이스크림 등이 더해졌다.

통상 타국 국가원수에게 음식을 대접하는 만찬은 그 자체로 중요한 외교적 메시지를 담는다. 2016년 중국 항저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전 대통령을 비롯한 각국 정상에게 식사를 대접했던 셰프 스쥔은 “식사는 협상의 연장”이라며 “조금씩 양보하면서 식사 자체가 중간 지점이 된다”고 말했다.

앞서 중국은 지난 2017년 11월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 당시 베이징 쯔진청(자금성)에서의 특별 환영 행사와 인민대회당에서 국빈만찬을 주최하는 ‘파격 의전’을 선보였다. 만찬 테이블에는 강한 단맛을 선호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취향을 적극 고려한 요리들이 올랐다. 대표 메뉴로는 쓰촨(四川) 요리인 궁바오지딩(宮保鷄丁), 판치에뉴러우(番茄牛肉), 지더우화(鷄豆花)와 해산물찜, 채소탕 등이 마련됐다. 궁바오지딩은 매콤하고 달짝지근한 소스에 닭고기를 볶아 만든 음식으로 한국에서도 ‘궁보계정’으로 잘 알려진 대표적인 중국 가정식이다. 판치에뉴러우는 쇠고기에 토마토소스를 곁들인 요리로 평소 스테이크와 케첩을 선호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취향이 반영됐다. 건배주로는 중국 허베이산 장성(長城) 와인이 제공됐고, 후식으로는 파이, 과일, 아이스크림, 커피와 차 등이 나왔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국빈 만찬을 시작하기 전 식기가 셋팅돼 있다. AP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국빈 만찬을 시작하기 전 식기가 셋팅돼 있다. AP연합뉴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보기 드물게 만찬 개막 행사에서 화이트 와인을 음미했다. 그는 평소 콜라를 즐겨 마시지만 술은 전혀 입에 대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친형 프레드 트럼프 주니어가 심각한 알코올 중독으로 고생하다 42세에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 형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절대 술을 마시지 말라”고 거듭 당부했고 그는 평생 이를 지켰다. 건배 때도 와인 대신 콜라나 포도 주스 등을 잔에 채웠다. 그런 그가 화이트 와인을 마신 것은 시 주석에 대한 존중의 의미로 해석됐다.

한편 방중 사흘째인 15일 두 정상은 소규모 차담회와 오찬 회동 등으로 추가 협의를 이어간 뒤 트럼프 대통령은 귀국한다. 미국 대통령의 중국 방문은 트럼프 대통령 집권 1기인 2017년 11월 이후 9년 만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대면은 지난해 10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성사된 부산 회담 이후 약 반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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