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퇴직연금 수급자 83.5%, 연금 아닌 ‘목돈’으로 받았다
수급자 절대 다수 일시금 선호
장기 연금 수령 비중도 낮아
20년 초과 수령 2.3% 불과
“종신연금 확대 검토해야”
입력2026-05-14 15:18
수정2026-05-14 15:58
지난해 처음으로 퇴직연금을 받기 시작한 퇴직자 10명 중 8명 이상은 연금 방식이 아닌 목돈 형태로 연금 자산을 수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사회가 초고령사회로 진입한 상황에서 퇴직연금이 안정적인 노후 소득원으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연금 상품 다양화와 수령 확대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14일 고용노동부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퇴직연금 수급을 시작한 60만 1000명 중 연금 자산을 일시금으로 수령한 인원은 50만 2000명으로 전체 83.5%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연금 형태로 수령한 인원은 9만 9000명(16.5%)에 그쳤다.
또 지난해 전체 연금 수급자 중 81.8%가 10년 이하의 단기 연금을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5년 이하 비중도 17.5%를 차지했다. 10~20년이 15.9%, 20년 초과는 2.3%에 불과했다.
금감원과 노동부는 “여전히 다수 가입자가 퇴직연금을 ‘목돈’ 또는 단기 자금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일시금 수령 또는 단기 연금 선택이 일반화되면 기대수명 증가로 길어진 노후 기간 동안 안정적인 소득 흐름 확보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금감원과 노동부는 이날 서울 여의도 금감원 대강당에서 퇴직연금 사업자를 대상으로 ‘퇴직연금의 장수 리스크 대응 방안 세미나’를 개최하고 퇴직연금의 노후 소득 보장 역할을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세미나에서는 우선 은퇴 이전 단계에서 조기 인출을 최소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직 과정 등에서 개인형퇴직연금(IRP) 계좌를 해지해 일시금 형태로 인출하는 것을 지양하고, 담보대출 등 대체수단 활용을 통해 연금 수령 시점인 55세까지 적립금을 유지하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신탁형 가입자의 연금 수령 기간을 장기화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현재 신탁형 계약은 종신연금이 생존기간에 따라 적립금 전액 반환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가입이 제한되고 있다. 일부 사업자는 연금 수령기간을 최대 20년으로 제한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망 시 잔여 적립금을 반환하는 구조의 종신연금 상품 개발을 유도하고, 장기적으로 일반 종신연금 선택 확대를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정부는 세미나에서 논의된 내용을 종합해 퇴직연금 제도를 개선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올 하반기에는 퇴직연금 적립, 인출 등과 관련해 다양한 사례와 노하우를 담은 퇴직연금 가이드북도 배포할 예정이다.
서재완 금감원 부원장보는 “장기간 연금 수령이 가능하도록 상품 구조를 정비하고 퇴직연금사업자의 컨설팅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서명석 노동부 근로기준정책관은 “향후 도입될 기금형 제도에서도 연금 상품 다양화, 인출기 맞춤형 솔루션 제공 등 가입자의 연금 수령을 확대하기 위한 제도적 개선 과제들을 함께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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