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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터뷰+] “기존 해법 안통하는 ‘수축 사회’ 도래...사회 시스템 서둘러 바꿔야”

■ 홍성국 더불어민주당 국가경제자문회의 의장

기후 위기와 인구 구조 변화 등으로 저성장 고착화 우려

정치적으로 파시즘도 확산... 해법으로 민주주의 제시

사회 구조 개혁 필요성 강조하며 “성장 모델 구축 시급”

유발 하라리 등 거시적 담론 학자들 책 읽으며 사회 연구

입력2026-05-17 07:30

홍성국 더불어민주당 국가경제자문회의 의장이 최근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수축 사회’의 개념을 설명하고 있다. 조태형 기자
홍성국 더불어민주당 국가경제자문회의 의장이 최근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수축 사회’의 개념을 설명하고 있다. 조태형 기자

“4월 중순에 벌써 반팔 셔츠를 입을 정도로 날씨가 더워지고 있는데 아마도 10년쯤 후에는 3월부터 반팔 셔츠를 입어야 하지 않을까요. 기후 위기와 인구 구조 변화 등으로 저성장이 고착화된 ‘수축 사회’에 맞게 우리 사회 시스템을 제대로 바꿔야 합니다.”

홍성국 더불어민주당 국가경제자문회의 의장은 최근 서울 광화문의 개인 사무실에서 진행한 서울경제신문 인터뷰에서 사회 구조 개혁의 필요성을 이같이 강조했다. 홍 의장은 대우증권 공채로 입사해 대표이사 사장까지 올라 증권업계 ‘샐러리맨 신화’를 쓴 주인공이다. 2020년 총선의 세종갑 지역구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당선됐다. 22대 총선을 앞두고 있던 2023년 말 불출마 선언을 하고 재선 도전을 포기했다. 21대 국회부터 여당 의원을 대상으로 경제 세미나를 진행하면서 ‘민주당의 경제 교사’라는 별명을 얻었다. 2004년 ‘디플레이션 속으로’, 2018년 ‘수축사회(성장 신화를 버려야 미래가 보인다’, 최근 ‘더 센 파시즘’ 등 사회에 대한 분석과 전망을 담은 여러 저서를 집필하며 미래학자로 활동하고 있다.

홍 의장은 전 세계가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를 계기로 성장이 지속되던 ‘팽창 사회’에서 수축 사회로 전환하게 됐다고 진단했다. 그는 “당시 공급 과잉 상태에서 각국 정부가 부채를 늘려가며 버티다가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부채를 더 늘렸다”면서 “이는 결국 물가 상승과 사회 양극화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이 물가 상승을 우려해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을 지속하면서 수축 사회를 맞이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홍 의장은 수축 사회 속에서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대표적인 문제로 불평등·불공정·불확실·불안정의 ‘4불(不)’을 꼽았다. 그는 저성장이 굳어진 수축 사회에서 생존이 최우선 과제로 자리 잡으면서 모든 위기를 단숨에 해결할 강력한 지도자를 원하는 마음이 커지고, 파시즘의 확산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홍 의장은 최근 중동 전쟁은 파시즘의 확산의 한 모습으로 분석했다. 과거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할 무렵 파시즘과 함께 나타난 인종주의가 최근 중동 전쟁의 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홍 의장은 “과거 중동 전쟁은 주변 이슬람 국가들이 이스라엘을 먼저 침공했는데 최근 들어서는 이스라엘이 먼저 공격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스라엘은 인구가 1000만 명 정도인데 주변 이슬람 국가들의 인구 증가 속도가 빨라 위기의식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핵심 집단인 유대인과 이해관계가 맞는 이스라엘과 연대해 이란 공격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홍 의장은 파시즘의 확산에 대응하기 위한 해법으로 민주주의의 회복을 제시했다. 그는 “파시즘으로 향하는 세계를 지킬 가장 강력한 처방은 민주주의를 더욱 강력하게 만드는 것이 유일한 정치적 처방”이라며 “장치적으로 안정돼야만 우리는 사회 개혁에 나설 수 있고, 수축 사회를 돌파하는 성장 전략을 추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뒷받침할 방안으로 ‘사회적 자본’의 재충전을 제시했다. 사회적 자본은 사회 구성원 사이에 만들어진 신뢰의 네트워크를 의미한다. 그는 “사회적 자본을 바탕으로 개인과 집단이 밀접하게 협력하면 민주주의가 더 잘 작동되고 경제 성장을 이어갈 수 있다”며 “공동체의 회복력도 높아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홍 의장은 이 같은 입장에서 우리 사회 전체적 구조 개혁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우선 국가 성장 모델 수립이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한국이 어떤 나라를 지향할지를 보여주는 국가 성장 모델이 없다”며 “우리 사회가 모델로 삼을 나라가 없기 때문에 독자적인 성장 모델을 새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 이유로 “진보 진영이 모범 사례로 주목했던 스웨덴의 복지 모델은 성장 동력을 잃었고, 보수의 미국식 신자유주의는 심각한 양극화·불평등 문제를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조 개혁을 위한 또 다른 과제로 인공지능(AI) 시대에 맞는 교육 개혁, 기업과 사회의 관계 재설정 등을 제시했다.

홍 의장은 증권사 재직 중 1997년 외환 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를 예언해 주목받기도 했다. 그는 “1990년대부터 경제의 구조적인 문제에 관심을 갖고 프랜시스 후쿠야마, 이매뉴얼 월러스틴 등 거시적 담론을 제시하는 학자들의 책을 집중적으로 읽었다”며 “제레미 리프킨, 유발 하라리의 책은 전부 다 읽었는데 읽을 때마다 감탄하고 이런 책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홍 의장은 다음에 집필할 저서의 내용에 대해 “이번 더 센 파시즘에서 제시한 방향을 구체적인 정책으로 정리해 설명할 것”이라며 “한국 사회를 바꾸기 위해 중요한 정책들”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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