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5억 규모 이상 송금’ 우리은행, 1심서 무죄
法 “송금 주체는 가상자산 거래자
은행, 외환거래법 위반 적용 안돼”
입력2026-05-14 17:41
지면 25면
가상자산과 연계된 이상 외환거래 과정에서 신고 의무 등을 지키지 않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우리은행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9단독 임혜원 부장판사는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우리은행에 무죄를 선고했다. 우리은행은 2023년 7월 은평뉴타운지점 등 일부 지점에서 수입 대금 송금 업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외국환거래법상 신고 의무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내부통제 기준도 준수하지 않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과 금융 당국 조사에 따르면 우리은행의 서울 등 수도권 일부 지점에서는 수입 거래 대금 지급 명목으로 총 40건, 약 125억 원 규모의 외화 송금이 이뤄졌다. 외국환거래법은 일정 규모 이상의 자본거래에 대해 재정경제부 장관이나 한국은행 총재에게 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검찰은 이 가운데 일부 송금이 실제 수입 거래 대금 지급이 아니라 가상자산 거래 자금을 외화로 바꿔 해외로 송금하는 과정이었다고 봤다. 은행이 거래의 실질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송금을 처리해 외국환거래법 위반에 관여했다는 취지다.
반면 우리은행 측은 재판 과정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문제가 된 거래는 은행이 신고 의무를 부담하는 외환거래가 아니며 은행 직원들은 고객이 제출한 수입 대금 송금 관련 서류를 확인한 뒤 통상적인 절차에 따라 업무를 처리했을 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재판부는 우리은행을 외국환거래법 위반의 책임 주체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실질적인 업무 주체는 가상자산 매매를 통해 외화를 송금한 사람들”이라며 “우리은행은 양벌 규정의 적용 대상이 되는 업무 주체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양벌 규정은 법인의 임직원이 업무와 관련해 위법행위를 한 경우 법인도 함께 처벌할 수 있도록 한 규정이다. 그러나 이번 사건에서는 원화를 외화로 바꿔 해외로 송금하려 한 주체가 은행 직원이 아니라 고객인 만큼 우리은행에 법인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취지다.
은행의 확인 의무 위반 여부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은행 직원들이 수입 대금 지급 요청을 외국환거래법상 신고나 허가가 필요 없는 거래로 인식한 이상 추가로 신고 여부까지 확인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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