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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손가락 다 갖춘 로봇, 양말 색깔별로 척척 정리

리얼월드 로봇 美행사서 시연

시각·행동 등 정보 통합

“휴머노이드 진짜 병목은 손”

입력2026-05-14 17:47

지면 10면
13일(현지 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익스플로러토리엄에서 리얼월드 ‘RLDX-1’ 모델이 적용된 휴머노이드가 양말을 색깔별로 나눠담고 있다. 김창영 특파원
13일(현지 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익스플로러토리엄에서 리얼월드 ‘RLDX-1’ 모델이 적용된 휴머노이드가 양말을 색깔별로 나눠담고 있다. 김창영 특파원

13일(현지 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세계적인 과학관 ‘익스플로러토리엄’ 2층 행사장. 한 로봇이 다섯 손가락으로 흰색·검정색 양말을 색깔별로 나눠 담고 있었다. 반대편에서는 로봇이 손가락으로 하트를 그리며 방문객들을 맞았다. 모두 로보틱스파운데이션모델(RFM) 개발 기업 ‘리얼월드’의 기술을 적용한 휴머노이드(인간을 닮은 로봇)다. 한국 기업이 만든 모델과 하드웨어가 결합해 탄생한 토종 손재주(Dexterity) 로봇이다.

리얼월드는 이날 독자 RFM인 ‘RLDX-1’을 공개하고 RLDX-1이 처음부터 정교한 로봇 손을 위해 설계된 최초의 모델이라고 소개했다.

휴머노이드에는 대규모언어모델(LLM), 시각언어모델(VLM), 시각언어행동(VLA) 등의 인공지능(AI) 모델이 쓰인다. LLM과 VLM은 각각 문자와 시각 정보를 학습하는 모델이다. VLA는 학습된 정보를 토대로 행동으로 옮긴다.

인간의 노동을 대신하기 위해 개발된 휴머노이드의 가장 큰 기술적 난관으로 손가락이 꼽힌다. 공장일이나 집안일을 할 때 손가락이 가장 큰 역할을 하는데 관절의 움직임, 구부리는 각도, 접지 힘의 크기 등 섬세한 영역까지 인간의 능력을 구현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로봇이 바닥에서 튄 공을 잡거나 주전자로 컵에 물을 따르는 업무를 제대로 이행할 수 없는 이유다.

리얼월드는 이 같은 문제가 단편적인 정보 인식 때문이라고 보고 ‘멀티스트림 액션 트랜스포머(Multi-Stream Action Transformer·MSAT)’ 구조를 고안했다. 시각·언어·행동·촉각·메모리 등 따로 처리됐던 신호들을 통합한 개념이다. 모델이 언어적·시각적·물리적 정보를 한꺼번에 판단할 수 있도록 VLA를 설계했다. 또 로봇이 여러 정보를 기억하면서 연속적인 동작으로 이어지도록 메모리 성능도 향상시켰다.

리얼월드는 롯데호텔과 일본 편의점 로손 등에 제품을 시범 도입해 손재주 향상을 위한 데이터를 모으고 있다. 류중희 리얼월드 대표는 “휴머노이드 시대의 진짜 병목은 인지가 아니라 손”이라며 “지금까지의 로봇 AI는 보고 말하는 것에 머물러 있었지만 로봇이 산업 현장에서 사람 일을 대신하려면 쥐고 느끼고 버티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람의 손재주를 구현하기 위한 경쟁은 치열하다.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열린 세계 최대 전자·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6’에서는 로봇이 손으로 탁구채를 쥐고 탁구를 치는 로봇을 시연했다. 촉각 센서 전문 기업인 일본 엑세라로보틱스는 손가락으로 잡는 것을 넘어 손 안에서 물건을 다룰 수 있을 정도로 섬세한 기능을 구현하는 ‘유스킨(uSkin)’ 기술을 개발했다.

휴머노이드가 사람 일을 대체하기 위해서는 제조 비용과 작업 오류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숙제를 풀어야 한다. 실제로 이날 로봇은 물건을 놓치기도 했다. 류 대표는 작업의 정확성보다는 고장 없이 24시간 가동되는 게 고객들이 원하는 점이라며 “더 많이 시뮬레이션하고 데이터를 모아야 정확성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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