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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산 늦어지는 수출바우처…中企 ‘발동동’

■ 중진공, 기업에 사과 서한

정부 속도전 강조에도 5개월 지연

물류비 급등에 현금 경직 이중고

시스템 미비 등이 구조적 문제로

“정산 절차 3단계로 간소화 추진”

입력2026-05-14 17:51

수정2026-05-14 23:41

지면 14면
8일 경기도 평택항에 컨테이너가 쌓여있다.연합뉴스
8일 경기도 평택항에 컨테이너가 쌓여있다.연합뉴스

정부가 중동전쟁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수출바우처 사업의 ‘속도전’을 강조하고 있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사업 대금 정산이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산 지연이 반복될 경우 바우처 사업 자체의 신뢰도 저하로 이어져 정책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은 이달 초 수출바우처 사업에 참여한 기업들에 정산 지연과 관련한 사과 내용이 담긴 서한을 발송한 것으로 확인됐다. 수출바우처는 중소기업의 수출 및 해외 진출에 필요한 광고홍보, 디자인 개발, 해외규격 인증, 전시회 및 국제운송 지원 등 총 15개 분야 서비스를 바우처 형태로 지원하는 사업이다. 사업구조는 정부 지원금을 직접 받는 ‘참여기업’과 이들로부터 과업을 받아 15개 분야 서비스를 제공하는 ‘수행기관’으로 구분된다.

중진공 공문에서 “최근 수출바우처 정산 처리가 예상보다 지연됨에 따라 업무에 큰 불편을 겪고 계신 참여기업과 수행기관 관계자분들께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과 말씀을 올린다”며 “기업 운영에 있어 정산의 신속함이 얼마나 중요한지 충분히 공감하고 현재 정산 지연 상황을 매우 엄중하게 인지하고 있으며, 이를 신속히 처리하지 못한 점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관세 및 중동전 등 충격으로 물류비 상승 등 경영환경이 악화된 상황에서 중소기업들은 정산 지연까지 겹치며 이중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서울 서초구의 한 광고대행사 대표는 “광고를 제작할때 투입되는 인력의 용역비와 과업을 집행하면서 사용되는 비용이 적지 않다”며 “물론 받을 돈이지만, 거의 5개월 가까이 정산이 밀려 답답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인천의 한 국제물류업체 대표는 “정부가 속도를 내서 지원을 해준다는 말을 믿고 사업에 참여했는데 정산이 계속 밀려 막막했다”며 “영세한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수천 만원만 묶여도 운영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수출바우처 예산 확대와 수요 급증에 비해 심사·정산 인력 및 시스템 보강이 충분히 이뤄지지 못한 점이 정산 지연 배경으로 거론된다. 실제 지난해 관세 리스크 영향으로 추경 예산이 더해지면서 사업 규모가 빠르게 확대됐다.

수출바우처 예산은 2024년 약 1198억 원에서 지난해 약 2174억 원 수준으로 확대된 것으로 집계된다. 처리해야 할 정산 건수 역시 같은 기간 약 1만9000건에서 약 4만 건 수준으로 급증했다.

중진공 관계자는 “추경 편성 이후 수출바우처 물량이 급격히 늘어난 영향이 컸다”며 “”특히 올해는 유독 심사 기간이 타 서비스에 비해 오래 걸리는 광고홍보 물량 비중이 높아지면서 정산 기간도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조금 사업 특성상 증빙과 검수절차를 강화하 보니 정산이 늦어지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에 중진공은 올해 4월부터 기존 심사 인력을 두 배 수준으로 확대하고, 정산 프로세스 개선 작업에도 착수한 것으로 파악됐다. 중동발 물류 리스크 대응을 위한 수출 지원 수요가 급증한 만큼 선제적 대응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3월 추경에서 1000억 원이 추가 편성되면서 올해 수출바우처 예산은 총 2502억 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중진공 관계자는 “현재 수행기업과 회계법인, 중진공 지역본부, 중진공 본사로 이어지는 4단계 정산 구조를 지역본부와 본사를 통합하는 방식으로 3단계로 단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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