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으로 키운 몸집 ‘부메랑’…글로벌세아, 재무 부담 갈수록 커진다
■글로벌세아 재무 포커스
차입 의존 M&A에 유동성 휘청
영업익 대부분 이자 상환에 투입
세아상역·쌍용건설 리스크 누적
오너 2세엔 4년간 1000억 배당
제지 매각으로 자금 확보 시도
입력2026-05-15 07:00
수정2026-05-15 21:23
글로벌세아가 공격적인 인수합병(M&A) 이후 커진 재무 부담으로 유동성 압박이 심화되고 있다. 영업이익 대부분이 금융비용으로 빠져나가는 가운데 주요 계열사들의 실적과 현금흐름까지 흔들리며 그룹 전반에 경고등이 켜진 모습이다.
15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글로벌세아의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1867억 원, 이자비용은 1581억 원에 달했다. 이자보상배율은 1.2배 수준으로, 벌어들인 이익의 대부분을 금융비용을 감당하는 데 쓰고 있는 셈이다. 일반적으로 이자보상배율 2배보다 낮다는 것은 재무 위험 신호가 높은 상태로 평가된다.
단기 유동성 상황도 녹록지 않다. 1년 내 상환해야 하는 유동부채는 3조 1087억 원에 달한 반면 유동자산은 2조 3507억 원으로 유동비율이 75% 수준에 머물렀다. 통상 제조업 기준 130~150%를 정상으로 보는 점을 감안하면 단기 지급능력에 경고등이 켜진 상태다. 글로벌세아는 부족한 자입 자금을 메우기 위해 지난해에만 3조 869억 원을 새로 빌리고 2조 8953억 원을 상환하는 대규모 차환(롤오버)을 반복했다.
글로벌세아는 김웅기 회장과 특수관계자가 지분 100%를 보유한 비상장 지주사다. 글로벌세아는 세아상역 지분 61.94%를 보유한 최대주주이며, 나머지 38.06%는 김 회장의 세 자녀가 나눠 보유하고 있다. 글로벌세아 그룹은 2018년 세아STX엔테크를 시작으로 2020년 태림페이퍼, 2022년 쌍용건설, 2024년 전주페이퍼·전주원파워 등을 잇달아 인수하며 몸집을 키워왔다. 현재 그룹 지배구조는 글로벌세아를 정점으로 세아상역(61.94%)→태림페이퍼(100%)→태림포장(68.94%)→전주페이퍼(100%)으로 이어진다. 공격적인 M&A 과정에서 자체 자금보다 차입에 의존하며 그룹 전반의 재무 부담도 크게 불어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인수한 계열사들의 수익성과 현금 창출력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글로벌세아가 인수 후 자금을 지원했던 세아STX엔테크는 최근 청산 절차에 들어가면서, 대여금 971억 원 가운데 상당 부분이 회수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핵심 계열사 세아상역도 부담 요인이 적지 않다. 세아상역은 지난해 연결기준 74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가운데 발맥스기술 투자와 관련한 풋옵션 리스크를 떠안고 있다. 세아상역이 사모펀드(PEF) 화인과 공동 투자한 발맥스기술의 기업공개(IPO)가 무산되면서 올해부터 투자자 측의 풋옵션 행사 가능성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세아상역은 원금 187억 원과 이자를 포함한 상환 의무를 보증하고 있다. 여기에 쌍용건설 신종자본증권 500억 원 보증까지 더해 총 보증 규모는 726억 원에 달한다.
쌍용건설 역시 지난해 매출은 1조 8717억 원으로 25.4% 증가했고 수주 잔고도 9조 원을 웃돌았지만, 영업활동현금흐름은 597억 원에서 10억 원 수준으로 급감했다. 중도금대출 보증 5401억 원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책임준공 약정 1조 1647억 원 등 재무 부담 요인도 적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도 그룹 내부 자금은 지주사와 오너 일가로 흘러갔다. 글로벌세아는 쌍용건설로부터 435억 원을 빌렸다. 글로벌세아가 지난해 말 기준 최대주주 김 회장과 특수관계자에게 빌려준 대여금 잔액은 총 658억 원이다. 또 김 회장 장녀가 지분 99.94%를 보유한 SJD LLC에는 609억 원 규모 자산을 매각한 뒤 다시 401억 원을 빌려줬다. 유동성 압박을 받는 지주사가 오너 일가의 개인 회사에 자산을 팔고 대금의 65% 이상을 다시 빌려준 셈이다. 세아상역도 2019~2022년 사이 총 2575억 원을 배당했는데, 오너 2세 3인의 합산 지분율을 고려하면 약 1000억 원이 이들에게 돌아간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대해 글로벌세아 그룹 관계자는 “글로벌세아가 SJD LLC에 부동산을 매각한 후 매각대금의 일부는 현금으로 받고 나머지는 추후 받기로 한 것이지 실제 회사 돈으로 대여를 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또 “세아상역은 2023년과 2024년 오너 일가에 대한 배당을 줄였고 지난해에는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글로벌세아가 최근 UBS를 주관사로 선정하고 태림포장·태림페이퍼·전주페이퍼 등 제지 계열 매각을 추진하는 배경 역시 현금 확보 필요성과 무관치 않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차입 의존 구조가 장기화된 상황에서 계열사 리스크까지 현실화하면 유동성 부담이 그룹 전반으로 확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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