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산재 장해급여, 지급결정일 기준 산정해야...유족 숨지면 자식에게”
입력2026-05-15 13:44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장해일시금 및 위로금이 수십 년 늦게 지급됐다면 ‘지급결정일의 평균임금’을 기준으로 금액을 산정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아울러 대법원은 수급권자가 된 유족까지 사망한 경우 자녀가 그 수급권을 상속받는다고 판단했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진폐증(직업성 폐질환)으로 사망한 A 씨의 자녀 B 씨가 미지급 보험급여를 달라며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심의 원고승소 판결을 확정했다.
탄광에서 근무한 A 씨는 2002년 6월 진폐증 진단을 받고 요양 중 사망했다. 근로복지공단은 2018년에 A 씨의 배우자에게 장해일시금과 진폐장해 위로금을 지급했다. 공단은 A 씨의 장해급여를 2002년 진폐 진단일 평균임금을 기준으로 산정했다. A 씨의 배우자는 이에 2018년 지급결정일의 평균임금을 기준으로 장해일시금 등을 산정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냈다. 2002년 평균임금을 기준으로 맞추면 물가 상승 등이 반영되지 않아 2018년 기준일 때보다 장해급여 규모가 줄어들게 된다. 최저임금으로만 계산해도 1997년 시급은 1400원, 2018년 시급은 7530원으로 5.4배 증가했다.
1심은 “공단이 정당한 이유 없이 보험급여의 지급을 거부하거나 늦춘 경우 산재보험법상 지연 보상 규정이 없어 재해근로자가 손해를 보전받기 어렵고, 제도 미비의 상황에서 보험급여 지급결정일까지 평균임금을 증감하는 것은 재해근로자의 보호와 행정의 적법성 확보를 위해 필요하다”며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2심에서 쟁점은 당초 원고였던 A 씨의 배우자가 2023년 12월 사망한 뒤 자녀인 B 씨가 수급권을 상속받을 수 있는지였다. 공단은 A 씨 배우자의 청구는 종료됐으므로 자녀가 소송을 수계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항소심은 B 씨 측 손을 들어줬다. 2심 재판부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미지급 보험급여의 수급권은 유족이 그 보험급여의 수급권을 수급권자로부터 승계하는 비일신전속적 재산권에 해당한다고 봐야 한다며 ”장해위로금도 본질이 손해배상인 비일신전속적 재산권으로서 산재보험법령상 미지급 보험급여의 수급권 상속에 관한 법리가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판결했다.
대법원도 원심 판결을 유지했다. 자녀 B 씨가 미지급 보험급여를 받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대법원은 “근로자가 장해급여 수급권자가 됐으나 이를 청구하지 못한 채 사망했고 이런 미지급 장해급여의 수급권자로 결정된 선순위 유족(배우자)마저 사망한 경우, 재산권 상속에 관한 일반적인 민법이 적용돼 그 유족의 상속인(자녀)에게 미지급 장해급여의 수급권이 상속된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앞서 대법원은 지난해 12월 진폐증 진단 후 퇴직한 근로자의 증세 악화로 장해등급이 상향된 경우 추가 장해위로금을 지급해야 한다며 ‘재해위로금 계산법’을 설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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