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댄스의 뿌리는 브레이킹… 금메달리스트 육성 나서야”
문병순 서울외국어대학원대 특임교수 인터뷰
‘멕시멈크루’ 소속으로 국제대회 상 휩쓴 비보이
브레이킹, 파리 올림픽 정식 종목... 日은 엘리트 육성 성공
9월 아시안게임 등 대비한 유소년 육성 필요성 강조
케이팝댄스는 ‘하나의 장르’…당분간 열기 계속 전망
교육·관광 결합한 케이팝댄스 여행상품도 준비 중
입력2026-05-16 07:30
수정2026-05-16 07:30
지면 22면
“우리나라가 ‘K팝 댄스의 종주국’인데 9월 아시안게임에서 브레이킹부문 금메달리스트 한 명은 나와줘야 하지 않을까요.”
문병순 서울외국어대학원대학교 글로벌융합학부 특임교수는 15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브레이킹 종목의 육성 필요성을 강조했다. 문 교수는 올해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전 세계인이 열광하는 K팝댄스 역시 브레이킹에 뿌리를 두고 있다”며 “다른 스포츠와 마찬가지로 유소년 선수 육성 시스템을 체계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댄서들 사이에서 ‘다크호스(활동명)’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진 문 교수는 1세대 비보이 출신이다. 국내 대표 비보이그룹 중 하나인 ‘멕시멈크루’ 소속으로 2006년 캐나다 ‘더배틀 세계대회’ 2관왕 등 여러 국제대회 상을 휩쓸었다. 한때 직장인과 비보이 생활을 병행해오던 그는 예술고등학교 강사, 댄스아카데미 운영자로 활동하다 2013년부터 실용댄스로 대학 강단에서 서기 시작해 2021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전임 교수로 임용됐다.
브레이킹은 비보잉, 브레이크 댄스로도 불리는 스트리트 댄스의 한 장르로 2022년 중국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2024년 프랑스 파리 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올림픽 종목에 포함되면서 중국·일본 등은 엘리트 선수 육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일본은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에서 연달아 금메달리스트를 배출하며 브레이킹 강국으로 떠올랐다. 반면, 우리나라는 비보이 강국의 인프라에도 올림픽 등 스포츠 무대 성적이 초라하다. 2000년대 초만 하더라도 여러 국제대회를 휩쓸 만큼 경쟁력을 보였지만 엘리트 스포츠로 승격된 이후 고전을 면치 못 하고 있다. 문 교수는 “일본이 브레이킹 강국으로 떠오른 배경에는 초·중·고를 잇는 엘리트 선수 육성 시스템이 자리하고 있다”며 국가 차원에서 일찍부터 하나의 스포츠로 인정하고 선수들을 육성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설명했다. 초대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인 일본의 비보이 시게킥스가 대표적 사례로 손꼽힌다. 문 교수는 “2013년 유소년 국가대항전 당시 12살이던 시게킥스 선수를 처음 만났었다”며 “어린아이라고 생각했는데 2020년 세계 최대 비보잉 대회인 ‘레드불 비씨 원 월드 파이널’ 우승에 이어 아시안게임 금메달까지 거머쥐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댄스도 다양한 이론과 실습을 접목한 체계적인 교육이 필요하다는 걸 깨닫게 된 계기였다”고 설명했다.
문 교수는 세계를 주름잡는 K팝 댄스의 글로벌 대세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방송의 영향으로 듣는 음악에서 보는 음악 시대가 열린 것처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영향으로 춤을 소비하는 시대가 됐다”며 “누구나 따라 할 수 있는 대중문화로 자리매김했기 때문에 그만큼 시장이 넓어졌다. 당분간 그 열기가 식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K팝 댄서의 생계 문제에 대해선 “K팝댄스가 하나의 산업으로 발전해 공연예술가로서 활동하거나 영역을 넓혀 예술창작 교육, 뮤지컬 앙상블, 나아가 해외 아티스트와의 협업 등 다양한 길이 열려 있다”고 답했다.
문 교수는 한발 더 나아가 K팝댄스에 대한 사업적인 구상도 내놨다. 그는 “최근 산학협력 프로그램으로 문을 연 K팝댄스센터는 가수가 중심이 아닌 댄서 중심의 엔터테인먼트 공간”이라며 “신인 댄서 발굴과 그룹 제작, 국제 K팝댄스 경연대회 개최 등 다양한 역할을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춤을 소재로 해외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는 K팝댄스 여행상품도 준비 중이다. 그는 “해외에서 교양수업으로 K팝댄스를 도입하는 학교가 늘고 있다”며 “이미 교사들을 상대로 교육과 관광을 결합한 프로그램을 선보였다”고 전했다.
문 교수는 여전히 현역 댄서로도 활동 중이지만 아시안게임 무대는 후배에게 양보하겠다는 뜻도 드러냈다. 2024년 그의 개인 유튜브 채널 ‘다크호스’에 공개한 ‘춤추는 부장님’ 영상은 누리꾼 사이에 화제였다. 그는 “유튜브는 비보이 다크호스로 저를 알리는 사적 공간”이라며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는 선수가 아닌 해설자로 한국 국가대표선수의 선전을 기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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