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과 청계천 걸은 MB…6·3지선 달구는 전·현직 대통령
■與野 지지층 결집 카드 부상
李, TK 방문에 野 “선거 개입” 비판
MB는 청사모 회원들과 걷기 행사
대구선 여야 모두 박근혜 구애작전
문재인, 조국 SNS 게시물에 ‘좋아요’
추미애·정원오는 노무현 묘역 참배
입력2026-05-15 18:07
수정2026-05-15 23:44
지면 6면
지역 일꾼을 뽑는 6·3 지방선거에 전현직 대통령이 곳곳에서 등장하고 있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지지층 결집을 위한 ‘대통령 호출’이 선거 전략으로 활용되고 있어서다. 연이은 지역 민생 탐방에 나선 이재명 대통령에 대해서는 야당이 “선거 개입”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는 15일 이명박 전 대통령과 청계천을 함께 걸었다. 그는 서울시장 출신으로 청계천 복원 사업을 이끈 이 전 대통령을 “마음속 스승”이라며 “청계천이 줬던 인사이트는 서울시의 상전벽해 같은 변화의 단초가 됐다”고 했다. 이 전 대통령은 “청계천에 문화 시설을 아주 아름답게 만들어놓았다”고 덕담을 건넸다. 청계광장에는 양측 지지자들이 대거 모여들면서 크게 북적였다.
이날 모임은 이 전 대통령이 지지자 모임인 ‘청사모(청계천을 사랑하는 모임)’ 회원들과 걷기 행사로 개최한 것이다. 오 후보가 여기에 참석하면서 두 사람 간 만남이 이뤄졌다. 판세 역전을 노리는 오 후보가 이 전 대통령의 손을 잡으며 보수층 결집을 시도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 후보는 “짧은 거리를 걸으면서 (이 전 대통령이) 많은 격려의 말씀을 해주셨다”며 “이 전 대통령의 말씀을 명심해 서울 시민들의 삶의 질이 느껴지고 외국인들도 벤치마킹할 수 있는 공간으로 도시 공간 구조를 업그레이드해나갈 생각”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대구경북통합신공항 건설 예정 부지를 찾아 사업 진행 상황을 점검했다. 이 자리에서 “민간 공항 확대 이전으로 대구와 경북이 ‘5극 3특’ 전략의 핵심 거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하루 앞선 14일에는 경기 성남 모란시장을 깜짝 방문했다. 성남시는 이 대통령이 두 차례 시장을 지낸 ‘정치적 고향’으로 이 대통령의 최측근인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출마했다. 이 대통령은 이 밖에 13일 울산 남목 마성시장, 8일 서울 남대문시장도 각각 찾았다.
국민의힘은 ‘선거 중립 의무 위반’이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통령이 선거 개입 수준을 넘어 아예 직접 선거운동을 뛰고 있다”며 “법적 조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조승래 민주당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은 “말도 안 되는 정치 공세”라고 일축했다.
보수세가 강한 대구에서는 여야 후보 모두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구애하는 모습이다. 대구에서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우호적 여론이 높다는 점을 의식한 전략이다. 김부겸 민주당 후보는 13일 공약 발표회 후 질의응답에서 ‘박 전 대통령을 예방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지역 어른들을 찾아뵙는 차원에서 찾아뵙겠다. 공식적으로 요청드리고 싶다”고 손을 내밀었다. 대구 엑스코의 이름을 ‘박정희컨벤션센터’로 바꾸는 구상도 내놓았다. 상대인 추경호 국민의힘 후보는 같은 당 이철우 경북도지사 후보와 함께 4일 달성군 사저를 찾아 박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추 후보는 “꼭 당선되기를 바란다는 덕담을 주셨다”고 말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경기 평택을 국회의원 재선거에 출마한 조국 조국혁신당 후보를 응원했다. 구체적으로 지원 메시지를 내지는 않았지만 조 후보가 선거에 출마한 뒤 게재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게시물에 공감한다는 의미의 ‘좋아요’를 꾸준히 누르고 있다. 당내 일각에서는 민주당 소속 김용남 후보와 경쟁하는 상대 당 후보를 지원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지적도 나온다. 문 전 대통령은 민주당 후보 중에서는 김부겸 후보에게 개소식 축하 영상 메시지를 보내 힘을 보탰다.
이 밖에 민주당 소속 추미애 경기지사 후보, 정원오 서울시장 후보, 박찬대 인천시장 후보는 지난달 21일 나란히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부울경(부산·울산·경남) 연대를 맺은 김경수 경남지사 후보, 전재수 부산시장 후보, 김상욱 울산시장 후보도 봉하마을에서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찾았다.
수감 중인 윤석열 전 대통령을 제외하면 전현직 대통령 대부분이 선거전에서 대리 경쟁을 하는 모양새다. 대통령이 갖고 있는 각 정당의 상징성을 활용하면 선거운동의 주목도를 크게 높일 수 있는 데다 진영 내 유권자 결집 효과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전직 대통령의 선거 지원은 지지층 결집을 유도할 수 있지만 상대 후보 지지층 결집의 명분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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