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때 門 열 수 있나”…커지는 중수청 개청 ‘지연’ 우려
늦어지는 檢 보완수사권 존폐 여부 결정
법적 정원·조직 구성 지연땐 개청 악영향
임금 등 예산편성에도 ‘걸림돌’ 작용 가능
무더기 미제까지…수사 지연 등 우려 커져
입력2026-05-17 08:00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제때 개청할 수 있을지 의문이 커지는 상황입니다.”
복수의 법조계 관계자의 말입니다. 이들은 중수청·공소청 개청준비단이 본격 출범했지만, 오히려 개청 ‘지연’에 대한 걱정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중수청·공소청 개청이 늦어질 경우 새 형사·사법체계가 연착륙하는 데 문제가 생일 수 있다는 우려입니다.
이들이 걱정의 목소리를 높이는 배경에는 늦어지고 있는 검사의 보완수사권 존폐 결정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검사에게 보완수사권을 줄지 여부에 따라 중수청·공소청의 법적 정원은 물론 조직 구성 등까지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현재 여야 정치권은 6·3 지방선거 직후 6월 임시국회를 열고, 검사의 보완수사권 존폐 문제 등을 담은 형사소송법 개정을 다룰 예정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검찰 사정에 밝은 한 법조계 관계자는 “(중수청·공소청의) 법적 정원이 결정돼야 각 조직을 구성할 수 있다”며 “이들 부분이 결정돼야 중수청·공소청이 어디에 자리를 잡을지 등 입지도 함께 정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일각에서는 검사의 보완수사권 존폐 결정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두 기관의) 법적 정원을 두고 법무부·행정안전부가 이견을 나타내고 있다는 말마저 나오고 있다”며 “이는 보완수사권을 존치할 지 폐지할 지에 따라 중수청·공소청에서 반드시 확보해야 할 인력이 다를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고 덧붙였습니다. 검사정원법 시행령에 따르면 검사의 정원은 2292명입니다. 검찰청 사무기구에 관한 규정에서는 검사를 제외한 검찰 일반직 규정을 7856명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수사·마약 수사를 비롯해 방호, 출입국 관리, 세무, 과학기술, 전산, 운전, 시설, 공업 등 직군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검찰 관계자는 “검사와 수사관 등 1만명에 달하는 인력의 운명이 오는 10월이면 ‘중수청 (소속)이냐, 공소청(소속)이냐가 결정되는데 여전히 공식적인 수요 조사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커지면서 현재 (검찰에서) 근무 중인 이들에게 사기 저하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일각에서는 검사의 보완수사권 존폐 여부 결정이 늦어질 경우 중수청·공소청 개청은 물론 향후 이들 기관의 내년 예산 책정 등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수사 기관의 경우 예산의 가장 주된 부분은 임금인데, 실제 근무 인력이 결정되지 못할 시에는 정부·국회에 제출한 예산안마저 제때 만들 수 없다는 이유에서 입니다. 이 경우 압수수색 등 수사 과정에서 쓰이는 실제 경비인 특정업무경비(특경비) 등 예산 산정까지도 좋지 않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습니다.
검찰 사정에 밝은 한 법조계 관계자는 “통상 예산안은 늦어도 8~9월까지는 정부에 제출돼야 연말 국회 논의가 가능하다”며 “법적 정원과 조직 구성 등 중수청·공소청 개청 준비가 늦어지면서 내년 수사 예산 편성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중수청은 물론 공소청까지 미제 사건 급증에 따른 부담을 안고 출범해야 하는 상황에서 특경비 등 예산까지 제대로 갖춰지지 못할 경우 이는 수사 차질·지연으로 또 국민적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공소청법에서 90일이라는 수사 기간을 보장한 점도 중수청이 초반 제대로 자리를 잡게 하기 위한 방안으로 보인다”며 “개청이 제때 이뤄질 지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예산 등까지 제대로 편성되지 않을 시에는 수사 지연 등에 따른 국민적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오는 10월 시행되는 공소청법에 따르면, 검사가 수사를 개시한 사건은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소관 수사 기관에 이송해야 합니다. 다만 검사가 수사를 개시한 사건 중 공소시효가 임박하거나 사건의 성질 등을 고려할 때 불가피한 사건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공소청, 각급 공소청 및 지청이 계속 직무를 수행할 수 있습니다다. 다만 그 기한은 법 시행일로부터 90일 이내입니다.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 서울경제신문,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