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향성보다 안정적 절대수익 베팅…빌리언폴드 운용자산 2조 넘었다
■ 시장중립형 K헤지펀드로 머니무브
증시 단기급등에 ‘마켓 뉴트럴’ 주목
빌리언폴드 AUM 1년새 8배 급증
3월 코스피 19% 내릴때도 0.8%↑
입력2026-05-17 17:41
지면 18면
올해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 랠리를 이어가는 가운데 변동성을 의식한 국내외 기관투자가의 자금이 롱쇼트 전략을 앞세운 헤지펀드로 이동하고 있다. 증시 방향성에 베팅하기보다 절대수익을 안정적으로 추구하는 전략이 주목받으면서 빌리언폴드자산운용의 운용자산(AUM)도 최근 2조 원을 돌파한 것으로 파악됐다.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연기금·공제회와 글로벌 멀티매니저 플랫폼 등을 중심으로 마켓 뉴트럴(시장 중립형) 전략을 고수하는 헤지펀드에 대한 관심이 확대되고 있다. 코스피가 단기간 급등하며 신규 자금 집행에 대한 부담이 커지자 기관의 관심이 변동장에 대비해 안정적 성과를 추구하는 ‘방어형 절대수익 전략’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빌리언폴드자산운용이 거론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빌리언폴드자산운용의 AUM은 이달 12일 2조 원(펀드·투자일임 합산 2조 304억 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AUM이 2500억 원 수준이었음을 감안하면 1년 여만에 8배가량 급증한 규모다. 특정 테마나 고베타 포지션이 아니라 중립형 전략 하나만으로 가파르게 성장한 것은 헤지펀드 시장에서도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빌리언폴드자산운용이 표방하는 마켓 뉴트럴 전략은 매수(롱)와 매도(쇼트)의 격차를 최소화해 시장 전체 방향성에 대한 노출도를 줄이는 방식이다. 시장 급등기에는 일반 주식형 펀드 대비 수익률이 낮을 수 있지만, 급락 구간에서는 방어력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특징이 있다. 최근처럼 지수 방향성을 예단하기 어려운 국면에서 공격적인 지수 추종보다 일정 타깃 수익률을 일관되게 추구하는 하우스에 자금이 꾸준히 유입된 셈이다.
실제로 미국과 이란 간 전쟁에 따른 글로벌 매크로 충격으로 코스피가 단기 급락했던 구간에서도 빌리언폴드 펀드는 포트폴리오 충격을 최소화하는 데 성공했다. 코스피는 올 3월 한 달 동안 약 19% 급락하며 전월 상승분을 반납한 반면, 빌리언폴드자산운용의 펀드는 평균 0.82%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상품들의 시장 민감도(베타)를 0.04 수준으로 유지해 하방 경직성을 확보한 결과로 풀이된다.
아울러 고금리 장기화로 채권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포트폴리오상의 리스크가 커진 점도 자금 이동의 배경으로 꼽힌다. 기존 채권 중심 포트폴리오의 대체재 성격으로 헤지펀드에 접근하는 기관 수요가 늘고 있으며, 과거처럼 주식 하락 시 채권이 안전자산으로 방어 역할을 해내지 못하면서 새로운 안정형 자산군을 찾고 있다는 분석이다.
자산운용 업계 관계자는 “지금처럼 증시가 급등한 구간에서는 추가 상승 기대와 함께 급락 우려도 동시에 커질 수밖에 없다”며 “기관 입장에서는 어떤 장세에서도 일정 수준의 목표 수익률을 안정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전략의 희소성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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