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회장 “우리는 한가족” 호소…삼전 노조가 답할 차례다
입력2026-05-17 18:12
수정2026-05-18 05:33
지면 31면
삼성전자 노사가 18일 중앙노동위원회 사후조정을 재개하기로 하면서 파업 사태가 최대 분수령을 맞았다. 이번 조정은 21일로 예고된 노조의 총파업을 사흘 앞두고 사실상 마지막 협상이다. 협상 결과에 따라 삼성전자와 우리 경제가 노사 갈등에 발목이 잡혀 후퇴의 길목에 들어설 수도 있고, 노사 화합을 발판 삼아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찾을 수도 있다.
강경 자세를 고수해온 노조가 방향을 튼 데는 협상 타결을 위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호소와 대국민 사과가 크게 작용했다. 이 회장은 16일 귀국길에 “노동조합 여러분, 삼성 가족 여러분, 우리는 한 몸, 한 가족”이라며 “지금은 지혜롭게 힘을 모아 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회사 내부 문제로 삼성을 사랑하는 국민과 전 세계 고객들에게 불안과 심려를 끼쳐드렸다며 연신 고개를 숙였다. 무엇보다 1차 사후조정 불발 이후 평행선을 달리던 노사가 이 회장의 당부에 다시 대화의 물꼬를 튼 것은 천만다행이다.
그간 ‘노사 대화 우선’ 원칙을 앞세웠던 정부가 적극 개입 의사를 보다 분명히 밝힌 것은 당연하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17일 대국민 담화에서 “삼성전자 파업으로 국민 경제에 막대한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긴급조정을 포함한 모든 대응 수단을 강구하지 않을 수 없다”며 노조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김 총리의 지적대로 삼성전자 노조 파업으로 반도체 라인이 멈춰서면 하루에만 1조 원의 손실이 초래된다. 개별 기업 손실은 물론 수출 감소, 금융시장 불안, 국내 투자 위축, 해외 바이어 이탈 등 경제 전반에 복합 충격이 우려된다.
노조가 반도체 초호황 국면을 노려 영업이익의 15%인 45조 원의 성과급과 지급 제도화를 주장하는 것은 누가 봐도 지나치다. 물론 성과에 따른 적정 보상이라면 문제될 게 없다. 하지만 미래 성장 동력을 위한 투자 재원까지 천문학적 성과급에 충당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기업의 경쟁력이 훼손되든 말든 제몫만 챙기겠다는 탐욕에 가깝다. 18일 협상에서 회사 측은 직원들의 성과에 합당한 보상안을 제시하고 노조는 회사가 수용 가능한 합리적 양보안을 만들어 반드시 ‘성과급 대타협’을 이끌어 내야 한다. 특히 노조는 반도체 파업은 경제 파국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음을 직시해야 한다. 이 회장의 호소에 노조가 답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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