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세 중과 재개 일주일…서울 아파트 매물 증발에 “팔 물건이 없다”
8일만에 7.5% 감소…강남권 일부 단지 40% 넘게 급감
전세난 심화에 매수 전환 실수요자 ↑…협상력은 약화돼
매매·전세 수급지수도 5년 2개월 만에 동반 최고치 경신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가 재개된 지 일주일 만에 서울 아파트 매물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절세 혜택을 누릴 기회를 놓친 집주인들이 급매를 거둬들이면서 공급이 급감한 반면 실수요자 매수세는 여전해 외곽 중저가 단지를 중심으로 신고가 거래도 속출하는 양상이다.
17일 일선 중개업소에 따르면 양도세 중과가 재개된 9일부터 서울 전역에서는 아파트 매도 물량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기업 아실 집계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이날 6만 3360건으로, 중과 재개 첫날인 9일(6만 8495건)보다 5135건(-7.5%) 감소했다.
강남권 일부 단지의 경우 감소폭이 더 가팔랐다.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포레온 매물은 9일 1013건에서 이날 570건으로 43.7% 줄었다. 서초구 잠원동 메이플자이는 같은 기간 434건에서 256건으로 41.0%,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는 747건에서 549건으로 26.5% 각각 감소했다.
거래량도 반토막 났다. 서울시 새올전자민원창구에 따르면 지난주 토지거래허가 신청 건수는 1545건으로, 중과 유예 마지막 주(4~8일) 3272건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52.8%). 중과 유예 마지막 날(9일) 신청분이 지난주에 일부 포함됐을 점을 고려하면 실질 위축 폭은 더 크다는 게 현장 분석이다.
외곽선 신고가 속출…“급매 증발에 매수자들 협상력 낮아져”
이 같은 매물 공백은 외곽 실수요 시장에서 가격 상승 압력으로 전환되고 있다. 전세 매물이 대단지에서도 1~2건에 그칠 만큼 전세난이 심화하면서 매수로 돌아선 실수요자들이 노원·강북·강서·성북구 등 중저가 밀집 지역에서 움직이고 있어서다. ‘사려는 사람은 있지만 팔 물건은 줄어드는’ 구도로 시장이 재편되면서 실수요자들이 가격 협상력을 잃은 가운데 기존보다 수천 만원씩 가격이 오른 거래가 성사되고 있는 것이다.
노원구 상계주공9단지 인근 A중개업소 대표는 “매수 문의가 전주 대비 절반으로 줄었지만 그래도 5~6팀이 꾸준히 집을 보러 온다”며 “집주인들이 가격을 올리는 추세”라고 전했다. 실제 이 중개업소는 중과 재개 이후 체결한 거래 2건 모두 9일 이전보다 호가가 높았다. 9단지 전용 49㎡는 6억 1000만 원, 전용 45㎡는 4억 8000만 원에 각각 거래됐다. A 대표는 “9일 이전엔 1000만~3000만 원 더 싸게 나왔던 매물”이라고 설명했다.
양천구 신월동 목동센트럴아이파크위브 52㎡도 11일 10억 3000만 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경신했다. 4월 거래가(9억 9000만 원)보다 4000만 원 오른 가격이다. 인근 B중개업소 대표는 “다주택자 절세 매물 수십 건이 빠지면서 1주택자 보유 매물이 신고가로 거래됐다”며 “전용 84㎡의 경우 처음 15억 원에 나와 협상 끝에 지난달 말 13억 6000만 원까지 가격을 낮춰 거래됐지만 이제 그렇게까지 가격을 깎아 거래하려는 집주인이 없다”고 말했다.
매매·전세 수급동향 5년 2개월 만에 최고치…가격 상승 압력 커져
수급 지표가 경고등을 켜면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실제 한국부동산원의 5월 둘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전세 수급동향은 각각 108.3과 113.7을 기록, 2021년 3월 이후 5년 2개월 만에 나란히 최고치를 경신했다. 수급동향 지수는 100 초과 시 수요가 공급을 웃도는 상태를 의미한다.
정부가 비거주 1주택자의 ‘세 낀 매물’ 거래를 허용하는 방식으로 공급 확대를 유도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실효성이 낮다는 진단도 나온다. 성북구 길음동 C중개업소 대표는 “보유세 인상 우려로 1주택자 매도 문의가 간간이 있지만 세법 개정안을 지켜보자는 분위기”라며 “매물이 30%가량 급감한 상황에서 신고가 거래가 한 건만 나와도 집주인들이 일제히 호가를 올릴 수 있어 가격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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