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그려진 대동여지도, 70년만에 경매
28일 서울옥션 192회 경매
총 145점 103억원 규모
국가등록유산 ‘대동여지도’
유영국,이우환 대표작까지
입력2026-05-18 09:21
수정2026-05-20 16:37
지도 만드는 일에 평생을 바친 고산자 김정호가 1861년에 완성한 ‘대동여지도’는 현지 답사를 통해 실제 지리 정보를 상세하게 담고, 목판본으로 사회적 확산이 가능하게 제작됐다는 점에서 조선 지도의 결정판으로 꼽힌다. 성신여대박물관, 서울역사박물관, 서울대 규장각 등이 소장한 ‘대동여지도’ 등은 보물로 지정돼 있다. 1864년 재판으로 다시 찍은 대동여지도는 미국 하버드대 옌칭도서관에 소장돼 있고, 지난 2023년에는 지리정보가 필사로 추가된 ‘대동여지도’가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을 통해 일본에서 환수되는 등 해외에서도 일찍이 그 탁월함을 주목한 유물이다.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이 취임 직후 박물관 소장 ‘대동여지도’의 펼친 그림을 박물관 상설전시로 선보이게 한 까닭도 이 때문이다.
이처럼 귀한 ‘대동여지도’가 경매에 나온다. 서울옥션(063170)은 오는 28일 강남센터에서 개최하는 ‘제192회 미술품 경매’에 국가등록문화유산 ‘채색필사본 대동여지도’를 포함한 145점 약 103억원 규모를 출품한다.
경매 출품작 ‘대동여지도’는 1861년 간행된 ‘신유본’을 손으로 옮겨 그린 것으로, 한 면이 20x30cm 크기인 126면을 접었다 펼 수 있는 22첩의 책 형태로 제작한 대동여지도 원본 형태를 그대로 따랐다. 모두 펼치면 동서 390cm, 세로 685cm의 초대형 지도가 된다. 10리마다 방점을 찍고, 물길·도로망과 함께 주요 거점은 붉은색으로 표시하는 채색으로 가시성을 높였다. 가장 큰 특징은 판본에 없는 울릉도 옆 ‘우산(于山)’, 즉 독도가 표기돼 있어 제작 당시의 주체적 지리 의식을 보여준다. 소장인(印)으로 1957년6월15일이라는 날짜와 ‘Social Sciences Research Library’가 명시돼 있다. 이는 1956년 우리나라 최초의 인문사회학 연구원으로 개관한 ‘한국연구원’의 옛 이름이며, 국가등록유산 대동여지도의 현 소장처이다. 이를 통해 출품작 대동여지도가 한국전쟁 직후 수집돼 70년 가까이 귀하게 소장된 유물임을 확인할 수 있다. 시작가는 20억원이다.
이번 경매에는 사료적 가치 높은 출품작이 여럿 눈길을 끈다. 드라마 ‘대장금’ 주인공의 실제 모델이며 대한제국 마지막 상궁이자 조선왕조 궁중음식 제1대 기능보유자인 ‘한희순 상궁 관련 사진과 자료 일괄’(이하 추정가 500만~1200만원)이 경매에 오른다. 영친왕,순종,순정효황후,덕혜옹주 등이 함께 등장하는 1918년 덕수궁 석조전에서의 황실 가족사진부터 순정효황후 장례행렬, 궁녀로 추정되는 인물들의 단체사진까지 귀한 자료들이다. 사진 일부에서는 한국 최초의 사진관 ‘천연당’의 문구와 함께 사진관 주인이던 해강 김규진의 이름이 확인된다. 한희순이 거주했던 창덕궁 주소로 발송된 편지봉투, 이화문 문양이 찍힌 전주이씨 왕실 계보 자료 등도 포함돼 있다.
일제강점기 구국 운동에 앞장섰던 천도교청년당의 활동상을 담은 ‘천도교청년당 관련 사진 7점 일괄’(500만~800만원)은 1923년 결성된 청년당이 종교적 기반 위에 항일 정신을 확산시킨 과정을 보여준다. 평안북도 강습원의 모습부터 서울 중앙대교당에서의 핵심 간부진, 1939년 강제 해산되던 날의 순간까지 확인할 수 있다.
오는 19일 서울시립미술관에서 대규모 회고전이 개막하는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 유영국의 1978년작 ‘작품(Work)’이 시작가 10억원에 경매에 오른다. 폭 134cm의 정방형 캔버스에 검정과 녹색의 묵직한 산을 배치하고, 노란색과 주황색의 날카로운 기하학적 세모꼴들이 솟아올라 산맥의 역동적 기운을 보여준다. 화폭 가운데에 배치된 붉은색의 깊이감, 화면 상단 푸른 빛의 확장성이 돋보인다. 1940~60년대 순수 추상에 몰두했던 작가가 1970년대에 이르러 산이라는 구체적 대상을 자신만의 조형언어로 구축하던 시기의 특징이 고스란히 담겼다. 유영국미술문화재단이 발간하는 ‘유영국 저널 제2집’(2005)에 소개됐고 2021년 5월 아트부산 때도 선보인 적 있는 작품이다.
김환기의 1971년 작 ‘7-III-71’(5억~10억원)도 새 주인을 찾는다. 종이에 그린 푸른색 전면점화다. 이우환의 2018년작 ‘대화(Dialogue)’(7억~12억원)는 해당 시리즈를 무채색으로 제작하던 작가가 유채색을 도입하기 시작한 시기의 작업으로, 와인색의 붓질이 강렬하면서도 깊은 여운을 남긴다.
출품작들은 서울옥션 강남센터의 무료 프리뷰전시를 통해 직접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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