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양치기가 발견한 이스라엘 비밀기지…신고 직후 헬기 공격에 사망
3월 양치기 신고로 ‘이란 공격용’ 존재 드러나
“이라크 서부 사막에 다른 비밀기지도 존재”
미국, 이라크에 이스라엘 주둔 은폐 가능성
입력2026-05-19 06:25
수정2026-05-19 06:25
이라크 서부 사막에 적국인 이스라엘이 만든 비밀기지가 두 곳 설치돼 이란전에 사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동맹국인 미국과 이웃 국가 이란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던 이라크의 전략에 경고음이 울렸다.
17일(현지 시간) 뉴욕 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라크 정부 관계자들은 이라크 서부 사막에 이스라엘 전초기지가 2개 설치됐다고 밝혔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스라엘이 이라크 서부 사막에 특수부대 주둔 지역이자 이스라엘 공군의 물자를 공급하는 전초기지를 설립했으며, 한 양치기의 신고로 이라크군이 이를 발견할 뻔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에 더해 NYT는 양치기가 신고한 이라크 알 누카이브 사막 기지 외에도 또 다른 기지가 이라크에 존재했다는 사실을 전한 것이다. 알 누아키브 기지는 현재 사용되지 않지만, 다른 기지의 정확한 위치는 공개되지 않았다.
지역 양치기이던 아와드 알 샴마리는 3월 3일 우연히 이스라엘 기지를 발견했고, 이를 이라크 지역 사령부에 보고했다. 그러나 보고 직후 샴마리는 그의 트럭을 추격해 온 헬리콥터의 공격을 받고 숨졌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그가 발견한 기지는 이란 전쟁 이전에 건설된 것으로, 지난해 6월 이란과 이스라엘의 ‘12일 전쟁’에서도 사용됐다. 이스라엘은 2024년 말부터 임시 기지를 건설하기 위해 적절한 지역을 물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이 이라크 영토 내에서 공격을 준비할 수 있던 이유로 미국의 의도적인 은폐 가능성이 떠오르고 있다. 미국과 이라크가 합의한 의정서에 따르면 미국은 이라크 영토 내에서 발생하는 모든 활동에 대해 이라크 정부에 알려야 한다.
이에 대해 NYT는 “샴마리가 발견한 기지는 지난해 6월이나 그 이전부터 미국에 알려져 있던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이라크의 핵심 동맹국인 미국이 영토 내 적대 세력이 주둔하고 있다는 사실을 숨겼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의미”라고 짚었다. 미국은 미군 항공기를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이라크에 레이더 가동 중단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라크 정부는 이스라엘 기지의 존재를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과 공식 수교하지 않고 국민적 감정이 좋지 않은 이라크 영토 내에 비밀 기지가 있었다는 사실은 민감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라크 합동작전사령부는 샴마리의 보고 이후 현장에 출동한 이라크 군인 1명이 숨지고 2명이 부상을 입는 등 교전 끝에 후퇴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기지가 드러나면서 이라크의 지역 균형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의 영향력을 통제하기 위해 이라크에 친(親)이란 민병대 무장 해제를 요구하는 등 압력을 가해 왔다. 이에 더해 기지까지 용인한 미국과의 관계 유지가 이란의 심기를 불편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중동 위험 자문 기업 지오폴 랩스의 창업자 람지 마르디니는 “이란과의 전쟁이 재개된다면 이란이 이라크에 더욱 직접적으로 군사 개입을 할 구실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친이란 민병대 또한 이를 구실로 삼아 무장 해제를 거부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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