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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기사 사고땐 대리점 책임”…쿠팡 등 갑질계약 과징금 30.7억

공정위, 상위 5개 사업자 계약서 9186건 전수조사

계약서 서면 발급도 최대 761일·2000여건 지연돼

입력2026-05-18 16:43

수정2026-05-18 17:35

지면 8면
서울의 한 쿠팡 물류차의 모습.연합뉴스
서울의 한 쿠팡 물류차의 모습.연합뉴스

공정거래위원회가 18일 택배기사 과로사 등 안전사고 책임과 벌금, 변호사 비용까지 대리점과 운송업체에 떠넘긴 국내 주요 택배 사업자 5곳에 총 30억 7800만 원의 과징금과 시정 명령을 부과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택배 업계 계약서 9186건을 전수조사한 결과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 CJ대한통운, 롯데글로벌로지스, 한진, 로젠 등 시장점유율 90% 이상을 차지하는 상위 5개 택배 사업자는 택배 및 배송 업무를 영업점 등에 위탁하면서 택배기사 안전사고에 따른 민형사상 책임을 전가하거나 벌금·과태료까지 부담시키는 내용의 특약을 설정했다. 또 소명 기회 없이 계약을 즉시 해지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도 포함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위는 이 같은 구조가 영업점의 비용·책임 부담을 키우고 결과적으로 택배기사들에게 압박으로 전가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실제 영업점이 손실을 줄이기 위해 기사 수수료를 낮추거나 과도한 배송 압박을 가할 가능성이 있다고도 봤다.

계약서 미발급 문제도 대규모로 확인됐다. 5개 택배사는 총 2055건 계약에서 용역 수행이 시작된 후에야 계약서를 발급했으며 일부는 최대 761일이 지나서야 서면을 교부했다. 쿠팡은 1047건, 롯데는 580건, 한진은 270건의 서면 지연 발급 사례가 적발됐다.

공정위는 부당 특약과 관련해 과징금 총 24억 7800만 원, 서면 발급 의무 위반과 관련해 총 6억 원을 각각 부과했다. 업체별 과징금은 쿠팡 7억 5900만 원, 한진 6억 9600만 원, 롯데 6억 3300만 원, CJ대한통운 6억 1200만 원, 로젠 3억 7800만 원이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심의 전 신규 계약서 교체를 완료해 특약 수정·삭제 명령은 받지 않았다. 나머지 업체들은 의결서 송달일로부터 90일 이내에 계약 조항 수정과 재계약을 마쳐야 한다.

김동명 공정위 신산업하도급조사과장은 “국내 택배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대형 택배사들이 불합리한 특약을 시정하게 됐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택배 종사자들의 업무 부담과 안전 문제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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