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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무투표 당선 역대 ‘최다’…양당 기득권에 실종된 민주주의[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서울·수도권 무투표 당선자 223명

제4회 지선 105명서 2배 이상 증가

영·호남 넘어 수도권까지 빠른 확산

‘거대 양당’이 독식하는 한국 정치

전문가 “다당제 경쟁구도 만들어야”

입력2026-05-19 06:00

수정2026-05-19 06:00

서울특별시선거관리위원회가 1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한강공원 인근 상공에서 제9회 지방선거 투표 참여 홍보를 위한 무인 비행선을 운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특별시선거관리위원회가 1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한강공원 인근 상공에서 제9회 지방선거 투표 참여 홍보를 위한 무인 비행선을 운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6·3 전국동시지방선거 서울·수도권(경기·인천광역시)에서 투표 없이 당선이 확정된 후보자가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과거 영·호남 지역을 중심으로 특정 정당이 경쟁 상대 없이 무투표 당선되던 현상이 서울·수도권까지 확산하면서 ‘양당 중심 정치’가 고착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서울경제신문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무투표선거구 후보자 명부’를 분석한 결과, 제9회 지방선거의 서울·수도권 무투표 당선인은 총 223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기존 최다였던 1998년 제2회 지방선거(105명)의 두 배를 웃도는 규모다. 같은 지역 무투표 당선인이 가장 적었던 제5회 지방선거(3명)와 비교하면 약 74배 증가했다.

최근 두 차례 지방선거 사이 증가세는 더욱 가팔랐다. 2018년 제7회 지방선거 당시 서울·수도권 무투표 당선인은 12명에 불과했지만 제8회 지방선거에서는 206명으로 급증했고, 이번 제9회 지방선거에서는 223명까지 늘어났다.

과거 무투표 당선은 특정 정당의 우세가 뚜렷한 영·호남 지역에서 주로 나타났지만, 최근에는 서울·수도권까지 빠르게 확산하는 양상이다. 서울·수도권 무투표 당선인은 제7회 지방선거 대비 약 1758.33% 증가해, 호남권306.89%)과 영남권(252.77%) 증가율을 크게 웃돌았다.

호남권(광주·전남·전북)의 무투표 당선인은 제7회 지방선거 29명에서 제8회 지방선거 125명으로 늘었고, 이번 제9회 지방선거에서 소폭 줄어 118명으로 집계됐다. 영남권(부산·대구·울산·경남·경북) 역시 같은 기간 36명에서 136명으로 증가했다가 이번 지방선거에서 127명으로 나타났다.

무투표 당선은 입후보자 수가 선출 정수 이하일 때, 투표를 거치지 않고 입후보자 모두를 당선시키는 것을 말한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 같은 현상을 두고 수도권에서도 거대 양당 중심의 무경쟁 정치 구조가 빠르게 고착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서울·수도권 무투표 선거구 전체는 민주당과 국민의힘 소속 후보들만 등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경제신문 분석 결과 수도권 기초의원 지역구 무투표선거구 79곳 가운데 62곳은 양당에서 1명씩, 16곳은 더불어민주당 2명·국민의힘 1명, 나머지 1곳은 더불어민주당 2명·국민의힘 2명이 출마해 사실상 경쟁 없이 당선이 결정됐다.

중대선거구제로 운영되는 기초의원 선거에서조차 양당 외 후보가 사라지면서 지방정치 다양성이 크게 약화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거대 양당이 독식하고 있는 한국 정치 지형의 변화 없이는 무투표 당선 현상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재묵 한국외국어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풀뿌리 단위에서 인적 자원이 없고 조직도 약한 상황에서 선거에 나서도 승산이 없다 보니 나오는 사람이 없는 것”이라며 “근본적으로 정당법이나 선거 제도를 개선해 다당제 경쟁 구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두 거대 정당이 한국 정치를 독점하는 상황을 깨야 한다”며 “다음 지방선거에서도 똑같은 상황이 나오지 않으려면 국민의힘을 대신할 새로운 정당이 나와야 한다”고 했다.

한편 이번 선거에서 전국 기준 무투표 당선인은 총 504명으로 집계됐다. 역대 최다인 738명을 기록한 1998년 제2회 지방선거 이후 무투표 당선인의 수는 감소세를 보였지만, 제8회 지방선거에서 490명으로 다시 급증한 데 이어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이를 넘어 역대 두 번째로 많은 규모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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