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가 하락’ 비웃듯 7500원 육박…수입란 풀어도 안 꺾이는 금계란 미스터리
특란 30구 7478원…4년 10개월 만 최고
생산원가 하락에도 협회 기준가격은 급등
수입란에도 역부족…외식물가 도미노 우려
입력2026-05-19 06:01
수정2026-05-19 06:01
계란 한 판 가격이 7500원 선에 육박하며 밥상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정부가 물가 안정을 위해 태국산에 이어 미국산 수입 신선란까지 대거 시중에 풀고 있지만 시장 가격은 4년 10개월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19일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KAPE)에 따르면, 17일 기준 전국 계란 특란 한 판(30구) 평균 소비자가격은 7478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으로 이른바 ‘계란 대란’이 일었던 2021년 7월 21일(7481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최근의 가격 상승세는 더욱 가파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이달 7~13일 특란 30구 평균 가격은 7337원으로 전주 대비 1.9%, 전년 동기 대비 4.0% 올랐다. 이후 불과 며칠 사이 7400원 중반대를 돌파하며 소비자들의 체감 물가 부담은 극에 달하고 있다.
정부는 진화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농식품부는 앞서 태국산 신선란 224만 개를 시장에 공급한 데 이어, 미국산 224만 개를 추가로 들여와 전날부터 대형마트 등을 통해 시세보다 대폭 저렴한 5990원(30구)에 판매를 시작했다. 이달 말부터 내달까지 224만 개를 추가 도입한다는 방침이지만, 정작 시중 가격 상승세는 꺾이지 않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현재의 가격 폭등이 단순한 공급 부족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대한산란계협회에 시정명령과 함께 5억 94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하면서 계란 가격 결정 구조를 둘러싼 민낯이 드러났다.
공정위 조사 결과, 특란 30개 기준 생산원가는 2023년 4060원에서 2025년 3856원으로 오히려 낮아졌다. 반면 산란계협회가 정한 ‘기준가격’은 같은 기간 4841원에서 5296원으로 인상됐다. 원가와 기준가격 간의 격차가 781원에서 1440원으로 두 배 가까이 벌어진 것이다.
공정위는 이 기준가격이 사실상 시장에서 가격 가이드라인으로 작용해 도·소매 가격 인상을 부추겼다고 판단했다. 산란계협회 측은 “AI에 따른 산란계 감소와 사료값 인상이 원인”이라며 반발하고 있지만,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기울어진 운동장’에 대한 불만이 팽배하다.
계란값 고공행진이 장기화될 경우 파장은 가계에만 머물지 않는다. 계란은 제과·제빵·분식 등 거의 모든 외식업종의 필수 식자재다. 이미 한계에 다다른 자영업자들의 원가 부담이 가중될 경우, 여름철 성수기와 폭염 등 기후 변수까지 맞물려 먹거리 물가 전반이 연쇄 상승하는 ‘애그플레이션(Agflation)’으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미국산 신선란을 우선 공급하고 추가 물량을 지속적으로 들여올 계획”이라며 “6개월령 이상 산란계 사육 마릿수가 전년 수준을 회복하는 7월 이후에야 국내산 계란 공급 및 가격이 안정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하반기 전까지는 장바구니 물가 불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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