닻 올린 광천터미널 복합화…행정 지연은 우려
■ 3조 투입 ‘광주형 콤팩트 시티’로
터미널 지하화…교통환승 기능 강화
지상엔 호텔·공연장·여가시설 조성
타 사업보다 인허가 더뎌 차질 전망
지역 경제계 “안정적인 추진 필요”
입력2026-05-19 18:06
수정2026-05-19 23:38
지면 23면
광주신세계가 추진 중인 ‘광천터미널 복합화 사업’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터미널 지하화로 확보되는 지상 공간에 녹지와 생활·문화·상업 기능을 집약한 ‘도시 속 도시’를 구현해 광주의 관문을 새로운 랜드마크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행정 절차 지연과 행정 체제 개편 등의 영향으로 일각에서는 사업 추진 속도와 일정 차질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19일 광주광역시와 광주신세계에 따르면 광주신세계는 광주 서구 광천동 종합버스터미널 부지 10만 1150㎡에 총 3조 원을 투자해 교통·상업·문화 기능이 결합된 복합 랜드마크로 개발할 계획이다. 기존 백화점을 제외한 모든 시설을 철거하고 유스퀘어문화관 부지에 백화점 신관을 신축해 점포 규모와 기능을 확장할 예정이다.
버스터미널은 기존의 약 1.6배 규모로 넓혀 대합실과 시민 편의시설을 대폭 강화한다. 환승과 이동 동선도 더욱 효율적으로 설계한다는 계획이다. 지상부에는 200여 실 규모 특급호텔과 도심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가 들어서며, 650석 규모 공연장과 실내 스포츠 테마파크 등 다양한 여가시설을 더한 ‘광주형 콤팩트 시티’가 조성된다. 광주시는 이 사업을 통해 도시 이용 인구 3000만 명 시대를 열고 지역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도시 경쟁력 강화를 동시에 꾀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광천터미널 복합화 사업의 핵심은 터미널 기능의 지하화다. 도쿄역 동쪽 야에스 지역을 개발한 ‘미드타운 야에스’를 벤치마킹해 버스터미널과 교통 기능을 지하에 집약하고, 지상은 보행 중심의 공공·상업·휴식 공간으로 재편하는 방식이다. 광주신세계가 참고하는 아자부다이 힐스, 토라노몬 힐스, 미드타운 야에스 등에 담긴 ‘복합·연결·체류’ 중심의 도시 개발 철학을 광천터미널 부지에 어떻게 구현할지가 관전 포인트다.
이동훈 광주신세계 대표는 “실질적인 철거 작업을 마치고 연내 착공을 목표로 관계 기관과 협의하고 있다”며 “호응을 얻은 해외 도심 개발 사례들을 참고하고 광주의 대표 랜드마크가 되길 바라는 의지를 담아 ‘더 그레이트 광주’를 완성하겠다”고 말했다.
광천터미널 복합화 사업의 최대 변수로는 추진 속도가 지목된다. 광주신세계는 올해 2월 광주시와 사전협상을 마무리하고 투자 양해각서(MOU)를 맺으면서 신속한 행정 절차 이행을 전제로 사업을 추진해 왔다. 이어 3월 5일 지구단위계획 변경 신청을 접수했고, 이에 맞춰 유스퀘어 부지 내 건축물 철거를 4월까지 마무리했다.
그런데도 현재 사업은 교통영향평가 심의 단계에 머물러 있다. 부서 간 의견 조회나 주민 의견 청취 등 핵심 절차는 아직 시작되지 않은 상태다. 같은 시기 추진 중인 유사 대형 개발 사업과 비교할 때 행정 처리 속도가 느린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로 광주 내 또 다른 대형 복합 쇼핑몰 개발 사업인 전남·일신방직 부지(더현대 광주)는 지구단위계획 변경 신청 이후 약 한 달 만에 부서 협의와 주민 의견 수렴 절차가 진행됐다. 반면 광천터미널 복합화 사업은 신청 후 두 달이 넘도록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어 동일 유형 사업 간 행정 처리 속도 차이가 크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광주시는 현재 상황이 통상적인 인허가 절차 과정이라는 입장이지만, 7월 1일 출범하는 행정 체제 개편 역시 변수로 꼽힌다. 광주와 전남이 통합된 ‘전남광주특별시’ 출범을 앞두고 있어 인허가 절차가 마무리되기 전에 행정 체제가 바뀔 경우, 조직 개편과 업무 조정 등에 따라 사업 추진 일정이 늦춰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지역 경제계는 행정 절차가 빠르고 안정적으로 이행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광주상공회의소는 성명을 통해 “광천터미널 복합화는 지역 경제 회복의 상징적 프로젝트”라며 “전남광주특별시 출범이라는 중요한 전환기를 앞둔 만큼 행정 환경 변화와 관계없이 투자 사업이 흔들림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안정적인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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