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D램 700% 폭풍성장…‘성과급 단물’ 취할 때 아니다
입력2026-05-20 00:01
수정2026-05-20 09:08
지면 31면
삼성전자 노조의 도를 넘는 천문학적 성과급 요구로 한국 반도체 산업이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중국 반도체 기업들이 눈부시게 약진하고 있다. 중국 최대 메모리반도체 기업인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는 올해 1분기에 지난해 동기 대비 719% 급증한 508억 위안(약 11조 원)의 매출을 올렸다. 순이익은 330억 위안(약 7조 원)으로 1268%나 늘었다. 전 세계적인 D램 가격 상승과 공급 부족에 힘입은 호실적으로 CXMT의 글로벌 시장점유율은 2024년 5%, 지난해에는 7.7%에 달해 글로벌 4위 수준으로 급성장했다.
CXMT는 이런 파죽지세를 몰아 올해 말에는 한국 기업이 장악한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에 돌입하고 이르면 다음 달 기업공개(IPO)로 약 6조 원을 조달해 생산시설 확충과 미세공정 기술 고도화에 나선다. 지금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마이크론 등 메모리 3대 강자에 크게 뒤처져 있지만 빠르게 격차를 좁혀나가는 모양새다. 특히 중국 최대 파운드리 기업인 SMIC와 2위 업체인 화홍반도체도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하는 등 중국 반도체 기업들의 행보에 거칠 것이 없다.
중국 ‘반도체 굴기’에 대한 국내 업계의 위기감도 크다. 경계현 삼성전자 상근고문은 18일 한국공학한림원 포럼에서 “중국 기업이 공격적으로 생산능력을 확장하고 있다”며 “메모리 공급이 급증하는 내년 하반기나 2028년 상반기부터 시장이 변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글로벌 빅테크들이 설비투자 회수율이 낮아져 투자 축소에 나설 경우 머지않아 메모리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설 수 있다는 얘기다. 이는 반도체 호황이 앞으로 2~3년간 지속될 것이라는 기존 전망과는 다른 것으로 한국 반도체 산업에 던지는 엄중한 ‘경고 신호’다.
지금은 삼성전자 노조가 ‘성과급 단물’에 취해 있을 만큼 한가한 상황이 아니다. K반도체를 맹추격하는 중국 업체들이 노조의 파업 위협에 미래 투자가 위축되는 삼성전자를 지켜보며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재명 대통령의 지적처럼 반도체 성과급이 ‘과유불급의 선’을 넘어서는 안 된다. 글로벌 스탠더드와 기업 현실을 외면한 과도한 성과급은 필연적으로 투자 동력 상실과 경쟁력 저하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 노조는 ‘제 발등 찍기’를 멈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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