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국세청 상대 15조 소송 취하...보상금으로 ‘측근 구제 기금’ 만든다
납세 기록 유출 문제 삼아 1월 소송
3건의 소송 취하 대가로 2.6조 보상금
백악관 난동으로 기소된 측근 등 구제
대통령이 행정부 상대로 소송에 논란
기금 운영도 트럼프 대통령 의중대로
입력2026-05-20 06:0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납세 기록 유출을 문제 삼아 국세청(IRS)을 상대로 낸 거액의 손해배상 소송을 취하하면서 측근을 위한 보상금 명목으로 대규모 기금을 조성하기로 했다. 이에 미국 내에서는 “세금으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부당 이득을 얻는 셈”이라며 반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8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과 워싱턴포스트(WP) 등 미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납세 기록이 유출된데 대해 책임지라며 IRS를 상대로 낸 100억 달러 규모(약 15조 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취하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9~2020년 자신의 세금 신고 내용이 언론에 유출된 것과 관련해 IRS와 재무부가 책임을 져야 한다며 올해 1월 소송을 제기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유출 자료를 활용해 2020년 대선 수 주 전 트럼프가 2016년과 2017년 연방 소득세로 750달러(약 114만 원)만 납부했으며, 그 이전 15년 중 10년간은 세금을 전혀 내지 않았다고 보도해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납세 기록을 빼내 언론사에 전달한 남성은 2024년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울러 2022년 마러라고 별장을 FBI가 수색한 것과 관련한 소송과 2016년 대선에서 러시아의 개입 여부에 대한 연방 수사와 관련한 소송도 일괄 취하하기로 합의했다.
소송 취하의 조건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17억7600만 달러(2조6000억 원) 규모의 기금을 세금으로 마련해 표적 수사를 받았다고 주장하는 이들에게 보상금으로 지급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정치적 목적으로 기소됐다고 주장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 및 지지자가 대상이다. 의회 난입 사태로 기소된 약 1600명도 포함될 수 있다고 WP는 전했다. 합의 조건에 따르면 대통령과 그 가족은 어떠한 금전도 받지 못한다고 정부 관계자는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행정부가 법무부의 수사권을 무기 삼아 자신과 측근들을 공격해왔다고 주장해왔다.
이에 대해 미국 내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행정부의 수반이 행정부를 대상으로 소송을 걸어 보상금을 받아낸 격이기 때문이다. 법률 전문가들과 시민단체들은 이 기금을 대통령의 ‘자기 거래 산물’이라며 즉각 비판했다. 워싱턴 기반의 비영리단체 ‘책임과 윤리를 위한 시민들’의 도널드 K. 셔먼 대표는 “이는 미국 역사상 가장 부패한 행위 중 하나”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고소한 IRS와 재무부는 결국 그에게 보고하는 사람들”이라고 짚었다.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 척 슈머 의원도 “이것은 정의가 아니다”라며 “어떤 대통령도 법무부를 우리 민주주의를 공격하는 데 도움을 준 사람들을 위한 개인 보상 프로그램으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금 운영 절차도 불투명하다는 지적이다. 법무부가 공개한 합의서 사본에 따르면 지급금은 법무장관이 임명하는 5인의 위원회가 결정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위원 교체 권한을 갖는다. 합의서는 지급금이 분기별로 법무부에 보고되고 감사를 받지만 해당 기록은 비공개로 유지된다.
정적에 대한 정치적, 사법적 압박을 행사해 온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적 탄압 피해를 호소하는 것이 이율배반적이라는 비난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팸 본디 법무장관을 최근 경질한 것을 두고서도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 관련 기록 공개 문제와 정적 수사에 있어 충분히 적극성을 보이지 않는다는 불만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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