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물가에...英 정부, 달걀·빵·우유 가격상한제 검토
대형 슈퍼마켓 체인 대상 자율 유도
자율적 도입 시 포장 규제 등 완화 적용
전쟁 여파로 물가 급등하자 대응 마련
유통업계선 “1970년대식 가격 통제”
영국 정부가 대형 슈퍼마켓 체인을 상대로 빵, 우유, 달걀 등 주요 생필품에 대한 가격상한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중동 전쟁 여파로 물가가 치솟자 노동당 정부가 생활비 위기 대응에 나선 것이지만 유통업계에서는 ‘철 지난 가격 통제’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19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소식통을 인용해 영국 재무부가 일부 규제를 완화하는 조건으로 대형 슈퍼마켓들에 식료품 가격상한제를 자율적으로 도입하도록 압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슈퍼마켓들이 달걀, 빵, 우유 같은 필수 식료품의 가격 상한을 설정하면 정부는 이에 대한 대가로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식이 논의되고 있다. 인센티브에는 포장 규제 완화와 건강식품 관련 규정 개정 연기 등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규제 완화를 통해 기업들의 비용 절감 효과가 발생하는 만큼 이를 식료품 가격 안정에 재투자하길 기대하는 모습이다.
이번 정책은 키어 스타머 총리가 생활비 부담 확대에 따른 여론 악화를 진정시키기 위해 고심하는 가운데 나왔다. 영국의 식품 물가 상승률은 4월 3.7%를 기록한 바 있다. 최근 이베트 쿠퍼 외무장관은 최근 중동 전쟁으로 공급망이 위축되면서 세계가 “글로벌 식량 위기를 향해 몽유병처럼 걸어가고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레이철 리브스 재무장관은 21일 생활비 부담 완화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다만 생필품 가격상한제와 관련해 아직 정부와 업계 간 합의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다. 재무부 측은 “재무장관은 가계의 비용 부담을 낮추기 위해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해왔다”며 “조만간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 반발은 거센 분위기다. 협상 상황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졸속으로 나온 아이디어”라며 “정부가 시장보다 가격을 더 잘 정할 수 있다는 발상 자체가 터무니없다”고 비판했다.
영국소매업협회(BRC)의 헬렌 디킨슨 회장도 성명을 통해 “소매업체들이 직면한 부담은 중동 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과 정부 정책 비용 증가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는 1970년대식 가격 통제를 통해 유통업체들에 손해를 감수한 판매를 강요하기보다 식료품 가격 상승을 유발하는 정책 비용을 줄이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리브스 장관은 이 밖에도 기업들의 폭리 의혹을 단속하기 위해 경쟁 당국에 ‘신속 조사 권한’을 부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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