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족사’가 살인으로 뒤집혔다…7조 패션제국 망고家 덮친 父子갈등
망고 창업주, 2024년 장남과 산행하다 추락사
경찰, 초기 ‘실족사’ 판단에서 장남 용의자 전환
장남, 유언장 고치려던 아버지와 마찰 빚어와
입력2026-05-20 11:13
수정2026-05-20 11:17
스페인 패스트패션(SPA) 브랜드 망고의 창립자 이사크 안디치의 2024년 사망 사건과 관련해 장남 조나단 안디치가 뒤늦게 경찰에 체포됐다.
19일(현지 시간) 스페인 매체 엘 디아리오 등에 따르면 조나단은 아버지 이사크의 살인 혐의로 체포돼됐다. 조나단은 이날 경찰의 호송을 받으며 바르셀로나 마르토렐 법원에 출두했다. 1시간 동안의 심문 끝에 조나단은 보석금 100만 유로(약 17억 5000만 원)를 내고 일단 석방된 상태다.
이사크는 2024년 12월 바르셀로나 몬세라트 산에서 조나단과 산행을 하다 320피트(약 97m) 깊이의 절벽 밑으로 추락해 숨졌다.
스페인 경찰은 사건 초기 사인을 실족사로 판단했으나, 이후 1년 반 동안 수사를 진행하면서 조나단을 유력한 용의자로 의심해왔다. 엘 디아리오에 따르면 경찰 수사 결과를 넘겨받은 판사는 조나단이 유산을 이유로 아버지와 불화를 빚었다고 판단했다.
판사에 따르면 2024년 6월 이사크가 유언장을 고쳐 자선 재단을 설립하려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조나단은 이를 두고 아버지와 다툼을 벌였다. 이에 이사크는 조나단과 단둘이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외출을 수락한 것으로 보인다.
조나단이 아버지의 추락사 전 일주일 동안 사고 현장을 3번이나 방문했다는 점과 사고가 난 등산로가 험준하지 않다는 점도 의심을 샀다. 부검 보고서에 따르면 이사크의 시신에서는 미끄러진 흔적이 보이지 않았으며, 추락은 미끄럼틀을 타듯 발을 앞으로 하고 밀려 내려가는 형태로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조나단은 “돌 구르는 소리에 돌아보니 아버지가 떨어지고 있었다”고 진술한 바 있다.
또 조나단은 올 3월 휴대전화를 분실했다고 진술했는데, 휴대전화를 교체한 직후에는 이전 기기 데이터를 모두 삭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은 ‘장남 무죄’ 주장…회장직 물려받지 못해
법원은 조나단에게 매주 한 번 법정에 출두해 조사받을 것을 명령했다. 다만 조나단과 그의 가족은 혐의를 완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조나단 가족의 대변인 측은 로이터통신에 “조나단 앤딕의 무죄를 확신하며, 조나단은 당국에 전적으로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나단의 변호인 크리스토발 마르텔은 “살인 혐의는 앞뒤가 맞지 않고 무고한 사람에게 오명을 씌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사크는 1984년 바르셀로나에 망고 1호점을 열면서 스페인 패션업계의 거물로 떠올라 인디텍스(Inditex) 산하 자라와 비견되는 굴지의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포브스는 이사크의 사망 당시 순자산이 45억 달러(6조 8000억 원)에 달한 것으로 추정했다.
2005년 망고에 입사한 조나단은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망고 맨’ 라인을 주력으로 이끌다 이사크의 사망 후 일선에서 물러나 가족 자산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 조나단은 이사크의 뒤를 이어 이사회 회장직을 물려받지 못했다. 대신 2020년부터 망고를 이끈 토니 루이스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1월 이사회 회장으로 취임했으며, 그는 이사크의 세 자녀가 보유한 망고 지분 95%를 제외한 5%를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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