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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가루 6년 담합’ 제분사 7곳 과징금 6710억 철퇴...역대 최대 규모

대한제분·CJ제일제당·사조동아원 등

7개 업체, 3개월 내 밀가루 값 재결정해야

입력2026-05-20 12:00

수정2026-05-20 13:33

27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27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공정거래위원회가 대한제분·CJ제일제당·사조동아원 등 국내 주요 제분업체 7곳에 독자적 가격 재결정 명령과 과징금 총 6710억 4500만 원을 부과했다고 20일 밝혔다. 약 6년간 밀가루 가격과 공급 물량을 짬짜미한 혐의로, 공정위 담합 사건 과징금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기존 최고액은 2010년 LPG 담합 사건 당시 부과된 6689억 원이었다.

공정위에 따르면 7개 제분사는 2019년 11월부터 2025년 10월까지 농심·팔도·풀무원 등 식품업체에 공급하는 밀가루 가격과 물량을 총 24차례에 걸쳐 담합했다. 담합에 가담한 업체는 대한제분, CJ제일제당, 사조동아원, 삼양사, 대선제분, 삼화제분, 한탑 등 모두 7곳이다. 이들 업체의 국내 B2B 밀가루 시장 점유율은 87.7%에 달한다.

이들 업체는 6년간 55회에 걸쳐 대표자급 및 실무자급이 접선해 대형 식품업체에 공급하는 밀가루 가격 인상 폭과 시기, 거래처별 공급 순위 등을 사전에 정하고 24차례에 걸쳐 담합한 것으로 조사됐다. 2019년 농심 납품 경쟁이 격화된 이후 출혈 경쟁이 이어지자 상위 3사 업체들이 만나 “과도한 경쟁을 자제하고 적정 가격을 유지하자”는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담합이 본격화됐다.

이들은 국제 밀(원맥) 가격 상승기에는 가격 인상 시점을 공동으로 조율하고, 가격 하락기에는 가격 인하 폭을 최소화했다. 구체적으로 농심이 2023년 원맥 가격 안정을 이유로 1㎏당 80원 인하를 요구하자 제분사들은 최소 인하폭을 20원으로 맞추기로 합의했다. 2024년에는 농심의 가격 인하 요구에도 환율 상승을 이유로 오히려 가격 인상을 함께 논의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밀가루 판매가격은 담합 이전 대비 업체별로 최대 74%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체들의 영업이익률 역시 담합 이전 대비 약 10%포인트 높아진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공정위는 제분사들이 정부의 밀가루 가격 안정 지원사업 보조금 471억 원을 지급받고도 담합을 지속한 점을 중대하게 봤다. 정부는 2022년 국제 원맥 가격 급등 당시 밀가루 값 안정을 위해 밀가루 출하 가격을 동결 또는 10% 내로 인상하면 밀가루 가격 상승분의 80%를 지원해줬다.

공정위는 역대 최대 규모의 과징금과 함께 ‘독자적 가격재결정 명령’도 함께 내렸다. 제분사들이 담합 이전 경쟁 상황에 맞춰 가격을 다시 정하고 그 결과를 보고하도록 한 조치다. 이에 따라 7개 제분사들은 3개월 내 밀가루 가격을 재결정하고 그 근거과 결과를 보고해야 한다. 향후 3년간 가격 변경 내역을 정기 보고하도록 하는 명령도 포함됐다.

앞서 밀가루 업체들은 담합 적발 이후 가격을 약 5% 자체 인하한 바 있다. 공정위는 이와 별도로 가격을 다시 결정해 보고하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봤다. 공정위 관계자는 “제분사들이 밀가루 값을 내린 것은 일부 품목에 한정된 부분인 만큼 품목별, 경로별로 전체 가격이 인하된 것은 아니다”라며 “밀가루 값이 담합 이전의 경쟁 수준으로 회복할 수 있도록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남동일 공정위 부위원장은 “2006년에도 담합으로 제재받은 업체들이 다시 장기간 담합을 반복했다”며 “국민 생활과 밀접한 식료품 분야 담합에 대한 감시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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