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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조직과 1170억 자금세탁…대포통장 유통 일당 검거

총책 등 149명 검거·7명 구속

폭력조직원도 중간 수수료 챙겨

입력2026-05-20 12:05

수정2026-05-20 12:09

국내 대포통장 유통 일당이 메신저를 통해 중국 자금세탁 조직과 연계해 상황을 조율하고 있다. 사진 제공=서울경찰청
국내 대포통장 유통 일당이 메신저를 통해 중국 자금세탁 조직과 연계해 상황을 조율하고 있다. 사진 제공=서울경찰청

중국에 거점을 둔 자금세탁 조직과 손잡고 1100억 원대 범죄수입을 세탁해 온 국내 대포통장 유통 일당이 경찰에 무더기로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는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국내에서 대포통장을 유통한 일당과 중국 자금세탁 조직원 등 총 149명을 검거하고 이 중 7명을 구속했다고 20일 밝혔다. 검거된 피의자는 전원 한국인으로 파악됐다.

경찰에 따르면 20대 총책 A 씨 등이 이끄는 국내 유통 조직은 2024년 3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중국 심천에 거점을 둔 또 다른 자금세탁 일당과 연계해 약 1170억 원 상당의 범죄수익을 은닉한 혐의를 받는다. 초기엔 대포통장만 주고받던 이들의 관계는 지난해 3월부터 국내 하부 조직원을 중국 현지로 직접 파견하는 식으로 고도화됐다. 파견된 조직원들은 타인 명의의 계좌를 쓸 수 있는 모바일 앱을 설치해 직접 자금을 세탁했다. 수수료로는 금액의 3~6%를 분배받았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전북 지역 기반의 또 다른 국내 폭력조직원 8명도 가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금융당국의 감시망과 규제를 우회하기 위해 다양한 편법을 썼다. 신규 계좌 개설 시 이체 한도가 제한되자 임대차계약서와 허위 세금계산서 등을 각 지역 은행에 제출하는 식이다. 통장의 정상 거래 여부를 확인하려 각종 후원회나 협동조합에 1000원에서 1만 원 사이의 소액을 기부금 명목으로 매일 송금하는 치밀함도 보였다. 이들이 유통한 대포통장의 시세는 개당 1500만 원에서 2500만 원 선에서 형성돼 있었다.

당국의 추적이나 제재에 대비한 지침도 마련해둔 상태였다. 계좌가 지급정지되면 금융기관에 가짜 차용증을 제출하거나 피해자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해제를 시도하기도 했다. 경찰 조사를 받게 될 경우에 대비해 “구글 광고의 텔레그램 아이디를 보고 속았다”는 내용의 시나리오도 마련했다.

이들의 자금세탁에는 가상자산인 테더(USDT) 코인이 72%로 가장 많이 활용됐다. 상품권 업체를 가장한 수법(19%)과 일반 계좌이체(9%)가 뒤를 이었다. 가상자산은 해외 거래소로 연결될 경우 추적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점이 범행에 악용됐다. 자금 세탁에 가담한 이들 중에는 두 달 동안 36억 원을 송금하고 3000만 원 이상의 수수료를 취득한 경우도 포함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중국 자금세탁 조직 총책이 심천에서 광동 지역으로 거처를 옮긴 것으로 보고 행방을 쫓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가짜 차용증을 이용한 지급정지 이의신청 심사 기준을 강화하고, 상품권 매매업자를 자금세탁 방지의무 주체로 편입하도록 관계 당국에 제도 개선을 제언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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