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이후 세금 따라 복잡해진 부동산 셈법
진혜인 법무법인 바른 구성원변호사
입력2026-05-20 16:09
진혜인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
부동산 시장에서 사람들은 주로 매수가격과 매도가격을 본다. 그러나 최근의 변화는 가격보다 더 근본적이다. 집을 계속 보유할 때의 금융비용, 팔 때의 세금 구조, 실제 거주하지 않는 주택에 대한 공제 가능성이 동시에 바뀌고 있다. 정책의 무게중심이 단순히 주택을 취득하는 단계의 규제에서, 이미 보유한 주택을 어떻게 유지하고 언제 처분할 것인지의 문제로 옮겨가고 있다.
대출 - 버티기 어려워진 보유
2026년 4월 17일부터 다주택자와 임대사업자가 보유한 수도권·규제지역 아파트 주택담보대출의 만기연장이 원칙적으로 제한되기 시작했다. 다만 임차인이 있는 경우에는 기존 임대차계약 종료일까지 만기연장이 허용되는 등 제한적 예외가 인정된다. 또한 세입자가 있는 주택을 무주택자가 취득하는 경우에는 일정 요건 하에 전입의무가 임대차계약 종료일까지 유예된다. 그러나 이러한 예외를 제외하면, 기존처럼 만기연장을 전제로 보유를 지속하는 방식은 더 이상 당연한 선택지가 아니게 됐다.
강남에 아파트 2채를 보유한 50대 A씨는 7월에 대출 만기가 돌아온다. 두 채 모두 임차인이 있고, 본인은 분당에 전세로 산다. 이전 같으면 만기연장으로 넘어갔겠지만 이제는 선택지를 따져야 한다. 한 채를 매도해 상환할 것인가, 임차인 계약 종료 후 무주택 실수요자에게 팔 것인가, 아니면 본인이 실거주를 시작할 것인가. 대출 만기가 보유 전략 전체를 재검토하는 기점이 된 셈이다.
양도세 - 매각 시점의 중요성
5월 9일에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가 종료됐다. 2022년 5월 10일부터 4년간 이어진 조정대상지역 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배제와 장기보유특별공제(이하 ‘장특공’) 적용 혜택이 끝난 것이다. 다만 국세청 안내에 따르면, 5월 9일 이전에 유효한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 지급 사실이 금융거래내역 등으로 확인되며, 일정 기간 내 양도를 마치는 경우에는 중과가 적용되지 않는다. 강남·서초·송파·용산은 계약일로부터 4개월 내, 그 외 조정대상지역은 6개월 내가 기준이다.
송파에 2주택을 보유한 B씨의 경우를 보자. 10년 전 8억원에 산 아파트를 15억원에 매도한다고 가정하면 양도차익은 7억원이다. 5월 9일 이전에 유효한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 지급 사실이 확인되며, 정해진 기간 내 잔금과 등기를 마치면 중과 유예 적용을 받을 수 있다. 반면 5월 9일 이후 거래가 이루어져 중과 대상이 되면 기본세율에 가산세율이 더해지고 장특공도 적용받기 어렵다. 같은 자산, 같은 가격이라도 계약일과 잔금일의 차이만으로 세 부담이 크게 달라지는 구조다.
장특공 - ‘오래 보유’보다 ‘실제 거주’로
장기보유특별공제 개편 논의는 정책의 방향성을 보여준다. 4월 27일 최혁진 의원 등 13명이 소득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보유기간 공제를 폐지하고 거주기간 공제만 남겨 최대 80%로 상향하는 내용이다. 아직 입법 논의 단계이고 시행 시기와 경과조치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정부와 정치권에서 개편 가능성이 본격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일반 독자에게 가장 직접적으로 와닿는 대상은 양도가액 12억원을 초과하는 1세대 1주택자다. 1세대 1주택 비과세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 12억원 이하 부분은 원칙적으로 과세되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개정 논의의 파장은 고가 1주택자에만 한정되지 않고, 비거주 1주택자나 임대 중인 주택, 나아가 토지·상가 등 비주택 자산 보유자에게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마포에 10년 전 10억원에 산 아파트를 지금 20억원에 파는 C씨를 보자. 과세 대상 양도차익은 4억원이다(12억 초과분만 과세). C씨가 10년 보유했지만 학군 때문에 거주는 2년만 했다면, 현행에서는 보유공제 40%와 거주공제 8%를 합쳐 48%를 공제받는다. 단순 계산하면 세 부담은 약 6천만원대 수준이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거주공제만 적용되어 세 부담은 1억원대 초반으로 늘어날 수 있다. 반면 같은 집에 10년 거주한 D씨는 현행이든 개정안이든 80% 공제를 받아 세 부담이 거의 같다.
과거에는 장기간 보유했다는 사실 자체가 세제상 의미를 가졌다면, 앞으로는 실제 거주 여부가 더 중요해질 가능성이 크다.
이제 부동산은 종합 판단이다
결국 2026년 5월 이후의 부동산 규제 환경은 “다주택자를 얼마나 규제할 것인가”의 문제를 넘어, 주택 보유에 대한 세제상 보호의 근거를 단순한 보유기간이 아니라 실제 거주 여부에서 찾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제 부동산 보유는 단순한 자산 선택이 아니라, 대출·세금·실거주 요건이 결합된 규제 판단의 문제가 됐다.
앞으로 개인의 부동산 전략은 가격 전망만으로는 부족하다. 대출 만기는 언제인지, 양도 시점이 세금 기준일 전후인지, 실거주 요건을 충족하는지, 장특공 개편안이 통과되면 본인에게 어떤 영향이 있는지까지 함께 보는 종합적 판단이 필요하다. 2026년 5월 이후 부동산 보유 판단은 더 이상 집값 전망만으로 할 수 없다. 대출 만기, 양도 시점, 실거주 여부, 장기보유특별공제 개편 가능성이 함께 작동하면서, 보유 자체가 하나의 규제·세무·금융 판단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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