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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유의 반도체팹 셧다운 피했지만...노노 갈등은 증폭

■최후 쟁점 ‘사업부별 배분율’ 한시 조정

사측 “성과있는 곳에 보상” 원칙 일부 양보

막판 교섭 끝에 적자사업부도 1년간 성과급

반도체 ‘일방 통행’에 사업부문간 반목 커져

입력2026-05-21 00:36

수정2026-05-21 00:41

지면 2면
삼성전자 노사가 20일 경기도 수원의 고용노동부 경기고용노동청에서 임금협상 교섭을 재개하고 있다. 교섭에는 노측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최승호 위원장, 사측 대표교섭위원인 여명구 DS(디바이스솔루션·반도체 사업 담당) 피플팀장, 중재자로 나선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등이 자리했다. 고용노동부
삼성전자 노사가 20일 경기도 수원의 고용노동부 경기고용노동청에서 임금협상 교섭을 재개하고 있다. 교섭에는 노측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최승호 위원장, 사측 대표교섭위원인 여명구 DS(디바이스솔루션·반도체 사업 담당) 피플팀장, 중재자로 나선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등이 자리했다. 고용노동부

삼성전자(005930)가 창사 이래 첫 총파업이라는 벼랑 끝에서 극적으로 돌아섰다. 20일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의 중재로 재개된 막판 마라톤 교섭에서 노사는 잠정 합의안을 도출하며 21일로 예고됐던 총파업을 유보했다. 하지만 6개월 간 내홍을 거듭한 성과급 협상 과정에서 삼성전자의 두 축인 반도체(DS)부문과 모바일·가전(DX) 부문의 반목은 극에 달해 조직 안정성 회복이라는 큰 숙제를 안게 됐다.

삼성전자 노사는 이날 김 장관 주재로 진행된 교섭에서 잠정 합의안을 도출하고 전체 조합원 찬반 투표를 거치기로 했다.

벼랑 끝에서 재개된 교섭에서 노사는 성과급 지급 기준과 배분 방식을 두고 피 말리는 줄다리기를 벌였다. 가장 큰 쟁점 중 하나였던 성과급 재원 규모에 대해서는 비교적 원만하게 합의점을 찾았다. 당초 노조는 영업이익의 15%를, 사측은 기본 10%에 추가 보상을 주장했다. 하지만 양측은 한발씩 양보해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약 337조 5000억 원)의 12% 선인 40조 5000억 원 규모로 재원을 마련하는 것에 뜻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성과급 재원을 어떻게 나눌 것인가였다. 갈등의 핵심은 매년 수조 원대 적자를 기록 중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와 시스템LSI(설계) 등 비메모리 사업부에 대한 보상 규모였다.

당초 노조는 재원의 70%를 DS부문 전 직원에게 공통으로 나누고 30%만 각 사업부 실적에 따라 차등 지급하자고 주장했다. 하지만 사측은 “성과가 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는 원칙을 고수하며 노조의 안을 거부했다.

업계 추정치를 바탕으로 노조 측 최초 방안(공통 70%)을 적용하면 올 한 해 삼성전자 영업이익의 90%를 훌쩍 넘는 메모리사업부 직원은 1인당 6억 1600만 원을, 적자가 예상되는 시스템LSI와 파운드리 사업부는 3억 6300만 원을 받게 된다. 반면 어려운 경영 환경 속에서도 올해 4조~5조 원의 흑자가 예상되는 완제품(DX) 부문은 전년(12조 7000억 원) 대비 이익이 줄어 성과급 지급조차 불투명한 상황이었다.

대치하던 노사는 김 장관의 중재로 진행된 막판 교섭에서 각자의 입장이 반영된 절충안을 수용했다. 잠정합의안은 성과급 재원을 초과이익성과급(OPI)과 사업성과 10.5%로 도출했다. 노조가 기존 주장인 15%에서 물러선 것이다. 또 노조는 성과급 배분율을 부문 70%, 사업부 30%로 요구했는데 합의안에는 부문 40%, 사업부 60%까지 받아들였다.

사측도 적자 사업부에 대해 성과급을 지급하기로 했다. 다만 적자 사업부에 대한 성과급은 올해 실적 1년에 한해 주어지고 2027년부터는 차등해서 부여하기로 했다.

노사가 합의한 성과급은 세금을 제외한 전액 자사주로 지급된다. 또 특별성과급은 10년 간 적용하되 2026년에서 2028년까지는 DS부문 영업이익이 200조 원, 2029년부터 2035년까지는 100조 원을 달성해야 주어진다.

성과급 사태가 마무리됐지만 삼성전자는 조직 화합이라는 큰 과제를 남기게 됐다. 이번 성과급 협상을 주도했던 초기업노조 삼성전자 지부가 노골적으로 DS부문 이익 챙기기에 몰두하면 극단적인 노노 갈등이 분출된 때문이다. 공동투쟁본부를 이끌고 있는 초기업노조의 조합원은 약 7만 1000명이다. 이 가운데 1만 명 이상이 DX부문 조합원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DS부문 소속인 최승호 노조위원장은 성과급 협상에서 DS부문 사업부 간 성과급 배분에만 집중하며 DX부문을 소외시켰다.

이에 DX 조합원들은 ‘삼성전자 직원 권리회복 법률대응연대’를 결성하고 노조 지도부를 상대로 교섭 중지 가처분을 신청해 조직의 상처는 깊어진 상태다. DX부문 조합원인 손용호씨는 수원지방법원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해 “노조 내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협박과 공포로 조합을 운영하는 초기업노조 지도부의 독단적 행태를 막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며 지도부를 공개 저격했다.

DX 조합원들은 DS부문만 챙기는 노조 지도부가 대표성을 상실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노 갈등에 법적 분쟁까지 겹치면서 잠정 합의안이 승인을 받더라도 삼성전자 부문별 직원 간 갈등은 회복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DS부문 내부에서는 노조 가입 여부에 따라 대화가 단절되는 등 직원 간 노노 갈등이 심각한 수준”이라며 “초기업노조 역시 DX 조합원 탈퇴는 개의치 않고 DS부문만 챙기면 된다는 태도를 보여 화합을 도모하기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 노사 협상 결렬로 창사 이래 첫 총파업이 예고된 20일 대구 북구 삼성창조캠퍼스에 세워진 삼성 창업주 호암 이병철 회장 동상에 비가 내리고 있다. 뉴스1
삼성전자 노사 협상 결렬로 창사 이래 첫 총파업이 예고된 20일 대구 북구 삼성창조캠퍼스에 세워진 삼성 창업주 호암 이병철 회장 동상에 비가 내리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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