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공군 조종사가 부족하다
조지 윌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
항공기 낡고 조종사 2000여명 모자라
군시설 타격 공군 위력 이란전서 입증
지상군 피해 줄일 전력 강화 나서야
입력2026-05-22 07:30
수정2026-05-22 07:30
지면 31면
미국 공군의 중무장 폭격기인 B-52가 베트남 전쟁에 이어 이란 전쟁에서도 맹활약하고 있다. 현재 운용 중인 76대의 B-52 폭격기 중 최신 기종조차 1962년에 제작됐다. 국방 전문 매체 워존의 조지프 트레비식에 따르면 미군은 B-52를 2050년까지 운용할 계획이다. 그때가 되면 가장 최신 기종의 나이는 88세에 달하게 된다. 물론 B-52는 수차례 개량을 거쳤고 현재도 신형 엔진과 항공 전자 장비를 탑재하는 현대화 프로그램이 진행 중이다. 하지만 결국 기체 자체는 수명을 다할 수밖에 없다.
데이비드 뎁툴라 미첼항공우주연구소장은 한 언론 기고에서 “미 공군 전력의 대다수가 인터넷이 발명되기도 전에 설계 및 제작된 노후 전투기·폭격기·훈련기로 구성돼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첫 비행을 한 지 50년이 넘은 10개 기종, 2600대 이상의 항공기가 전체 공군 전력의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미국 최고의 안보 전략가로 꼽히는 로버트 게이츠 전 국방장관은 “우리 공군 규모는 정체돼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실제 상황은 이보다 더 심각하다. 1991년 ‘사막의 폭풍’ 작전 이후 전투기 비행대대는 134개에서 56개로 급감했고, 전투기 조종사의 월평균 비행시간은 22.3시간에서 10시간 미만으로 반 토막이 났다. 전투기 평균 운용 기간은 9.7년에서 30.3년으로 껑충 뛰었다. 미 공군이 이른바 ‘최첨단(advanced)’으로 부르는 훈련기는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행정부 시절인 1959년에 첫 비행을 했다.
이란 전쟁은 미국 방위산업 기반의 취약성과 무기고의 위태로운 상황을 여실히 드러냈다. 매켄지 이글런 미국기업연구소(AEI) 선임연구원은 미군이 불과 몇 주 만에 1000개 이상의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소진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의 연평균 생산량이 90~100개 수준이라는 점을 근거로 “생산 속도를 급격히 끌어올리지 않는 한 이 핵심 무기를 다시 채워 넣는 데만 꼬박 10년이 걸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러시아 정부 역시 미국의 이 같은 상황과 첨단 무기 생산량을 단기간에 급증시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잘 알고 있다. 2024년 발표된 미 국방전략위원회 보고서는 현재의 안보 위협에 대해 “1945년 이후 가장 심각한 수준이며 단기적인 대규모 전면전 발발 가능성까지 포함한다”고 경고했다. 뎁툴라 소장은 “미 공군이 1947년 독립 군종으로 창설된 이래 가장 장비가 노후화되고 규모가 축소돼 대규모 전쟁을 억지하거나 승리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꼬집었다.
조종사 부족 역시 만성적인 문제다. 현재 공군의 조종사 인력은 필요 정원보다 2000명 이상 부족하다. 헤더 R 페니 미첼항공우주연구소 선임연구원은 “공군이 지난 20년 넘게 조종사 유지 비율을 의미 있는 수준으로 개선하는 데 실패했다”고 언급했다. 그는 무인 시스템의 발달로 조종사의 중요성이 줄었다는 주장에 대해 “아무리 정교한 알고리즘과 소프트웨어라도 전장의 최전선에서 오직 인간의 인지 능력만이 발휘할 수 있는 창의성, 주도성, 그리고 안개와 마찰 속에서 결단하고 행동하는 판단력을 대체할 수는 없다”고 반박했다.
이란 전쟁은 공군력만으로는 정권 교체 같은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는 한계를 일깨워줬다. 그러나 공군력이 이란 정권의 다른 나라를 위협할 수 있는 역량을 약화하겠다는 미국의 정치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어떤 성과를 거뒀는지도 돌아볼 필요가 있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미군과 이스라엘군의 작전이 단 72시간 만에 이란 상공의 제공권을 장악했다고 분석했다. 이는 2024년 4월과 10월 이스라엘이 이란의 방공 레이더망을 정밀 타격한 여파가 작용한 결과다. 이란의 미사일 전력은 단순한 미사일과 발사대뿐 아니라 운용 인력, 통신 및 컴퓨터 네트워크, 생산 및 물류 시설이 포함돼 있다. 미 공군 전력은 탄도미사일 유도 시스템에 필수적인 시설인 볼베어링 공장을 비롯해 미사일·탄두·폭발물 생산과 관련된 최소 69개 시설, 그리고 11개 이상의 연구개발(R&D) 시설을 초토화했다. 이란이 이 생산망을 재건하려면 수년의 세월이 걸릴 것이다. 이 같은 성과는 단 한 명의 지상군 투입 없이 달성됐다.
요즈음 주요 국가들은 영구적인 평화를 기정사실로 여기며 갈수록 인명 피해를 극도로 피하려 한다. 이 같은 정치적 현실에 미 공군 전력이 다변화된 임무 수행을 감당하도록 전력을 강화하는 일은 미룰 수 없는 과제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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