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 듣기

  • 글자 크기

    글자 크기 설정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 기사 공유

  • 북마크

  • 다크모드

  • 프린트

네이버 채널구독

다음 채널구독

美연준위원 다수 “금리인상 대비”…워시와 충돌하나

4월 FOMC서 매파 기류 확산

“인플레 2% 계속 웃돌면 통화 긴축”

중동發 충격파에 인상 가능성 경고

“완화 편향 제거해야” 의견도 상당수

워시는 “현재 인플레 꽤 우호적” 평가

괴리 커 물가지표 기준 변경 시험대

입력2026-05-21 17:42

수정2026-05-21 22:34

지면 10면
케빈 워시 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차기 의장이 지난달 21일(현지 시간) 워싱턴DC 연방의회에서 열린 상원 은행위원회 인준 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AP연합뉴스
케빈 워시 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차기 의장이 지난달 21일(현지 시간) 워싱턴DC 연방의회에서 열린 상원 은행위원회 인준 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AP연합뉴스

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른 물가 상승 폭 확대로 금리 인상 전환을 대비해야 한다는 인식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 다수가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연준 분위기는 인플레이션 물가 산정 기준을 바꾸겠다고 공언한 케빈 워시 차기 연준 의장의 첫 행보에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일(현지 시간) 연준은 지난달 28∼29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을 공개하고 “위원들이 최근 글로벌 에너지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전반적인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올라갔고 연준의 장기 목표인 2%를 웃돌고 있다고 진단했다”고 전했다. 연준에 따르면 위원들은 특히 근원 인플레이션까지 2% 위로 올라온 점에 주목했다. 여러 위원들은 근원 상품 가격의 상승률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고 이는 부분적으로 관세의 영향을 반영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근원 인플레이션은 전체 물가지표에서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수치다.

연준 위원들은 이어 미국의 고용, 소비 지출, 기업 투자, 경제성장 등은 여전히 견조하다면서 “인플레이션이 높은 수준으로 지속되는 점과 불확실한 중동 분쟁의 경제적 영향을 고려할 때 현재의 긴축적인 정책 기조를 예상했던 것보다 더 오래 유지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 주간(5월 10∼16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도 20만 9000건으로 전주보다 감소하는 등 견조했다. 나아가 연준 위원 대다수(a majority of participants)는 인플레이션이 2%를 지속적으로 웃돌 경우 일부 정책 강화(금리 인상)가 적절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가능성에 대응하기 위해 많은 위원(many participants)들은 앞으로 위원회의 금리 결정 방향에 대해 ‘완화 편향(easing bias)’을 암시하는 성명서의 문구를 삭제하는 쪽을 선호했다.

실제 지난달 FOMC 회의에서는 로리 로건 댈러스연방준비은행 총재,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연은 총재,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연은 총재 등 3명이 금리 동결 결정만 찬성하고 인하 가능성을 암시하는 성명 문구에는 반대 의견을 냈다. 의사록의 내용이 맞다면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목표치인 2%를 넘을 경우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목소리는 비투표권자를 포함해 연준 내에서 지배적인 의견이었던 셈이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해 4월보다 3.8% 올라 2023년 5월 이후 3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4월 생산자물가지수(PPI)와 수입물가도 각각 전년 대비 6.0%, 전월 대비 1.9% 급등해 2022년 3월 이후 가장 높았다. 근원 CPI와 근원 PPI 역시 전년 대비 2.8%, 5.2%씩 상승했다.

연준은 2023년 7월을 마지막으로 지금까지 금리를 상향한 적이 없다. 연준은 2024년 9월부터 고용시장 둔화를 이유로 기존 5.25~5.50%였던 기준금리를 지속적으로 내리는 인하 사이클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 연준은 지난해 9~12월에도 세 번 연속 금리를 내린 데 이어 올 3월 점도표(연준 위원들의 금리 전망치를 점으로 표시해 분기마다 발표하는 표)에서도 연내 한 차례 더 그 기조를 이어갈 것을 예고했다. 연준 위원들이 이후 예기치 못한 중동 전쟁 장기화로 통화정책에 대한 시각을 크게 바꿨다는 뜻이다.

연준 내의 변화 조짐은 워시 차기 의장의 취임과 맞물려 통화정책의 주요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워시 차기 의장은 4월 연준 회의 1주일 전인 지난달 21일 인사청문회에서 주요 물가지표를 현 연준이 가장 중요하게 보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이 아니라 ‘절사 평균(trimmed mean)’ 방식으로 따지겠다고 밝혔다. 워시 차기 의장이 거론한 절사 평균 물가지표는 하위 24%와 상위 31% 부분을 제거한 나머지를 가중평균해 산출한 PCE 지수다. 이 경우 변동성이 큰 항목들이 대거 빠지게 돼 명목적인 인플레이션 수준이 2% 초반까지 내려가게 된다. 이는 연준 대다수 위원들의 물가 인식과 괴리를 만들 수 있는 물가 산정 방식이다. 실제로 당시 워시 차기 의장은 현재 인플레이션 추세를 “꽤 우호적(quite favorable)”이라고 평가했다.

설상가상으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워시 차기 의장의 취임식을 연준 역사상 39년 만에 백악관에서 열겠다고 밝혀 금리 인하 압박 요구를 노골화하고 있다. 워시 차기 의장의 취임으로 대표적인 친(親)백악관 인사인 스티븐 마이런 이사는 연준을 떠나고 제롬 파월 임시의장은 이사로 남게 됐다. 워시 차기 의장이 이끌 첫 FOMC 회의는 6월 16~17일 열릴 예정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달 의사록 내용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던 올해 초의 시각과는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며 “다가오는 FOMC 회의가 워시 차기 의장의 첫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 서울경제신문,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다음
이전
다음
이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