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만 바라보는 위태로운 경제구조, 개선할 때가 됐다
입력2026-05-22 00:01
수정2026-05-22 00:01
지면 31면
삼성전자 노사의 극적 합의로 총파업 위기가 일단 고비를 넘겼지만 개별 기업의 노사 갈등이 국가 경제 전반을 위협한 이번 사태는 반도체에 의존하는 우리 경제에 무거운 화두를 던졌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가린 ‘성장 착시’와 산업 양극화에 대해서는 이미 숱한 우려가 제기됐다. 하지만 무리한 파업으로 반도체 생산이 중단될 뻔한 현실적 위기 앞에 반도체 단일 업종에 기댄 경제의 취약한 성장 기반이 여실히 드러났다. 오죽하면 정부가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의 경제적 손실”을 우려해 21년간 사문화되다시피 했던 긴급조정권 발동까지 거론하며 노사 중재에 발 벗고 나섰을 정도다.
총파업 위기가 고비를 넘기면서 우리 경제는 눈앞의 위기를 모면한 듯 보인다. 성장률을 최대 0.5%포인트 낮출 수 있는 삼성 파업 리스크가 해소되면 올해 2%대 성장도 가능할 수 있다. 하지만 반도체 대기업들의 역량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위태로운 성장 구조는 여전하다. 국회예산정책처는 20일 보고서를 통해 올 1~4월 한국 수출에서 반도체 비중이 35.9%로 전년 평균 대비 11.7%포인트 확대되는 등 반도체 편중 성장 구조가 심화했다고 지적했다. 삼성의 반도체(DS)·비반도체(DX) 간 성과급 격차만큼이나 벌어진 반도체와 여타 산업 간 ‘K자형’ 양극화를 해소하지 못한다면 특정 산업 변수에 언제 또 국가 경제가 휘둘리게 될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삼성전자 사태를 반도체만 바라보는 경제의 구조적 취약점을 돌아보고 개선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반도체 호황 사이클은 영원할 수 없다. 주요 대기업 영업이익의 60%, 코스피 시가총액의 절반을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차지한 채로는 증시 활황과 경기 회복의 온기가 고용시장과 서민들의 지갑으로 전달되기도 어렵다. 반도체 호황으로 시간을 벌고 있는 지금이 로봇∙방산∙원전∙바이오 등 반도체를 이어 우리 경제를 견인할 수 있는 성장 동력을 육성해 불균형적인 산업 구조를 개선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의 발판을 다질 기회다. 물론 우선은 노사 합의가 주주 반발과 노조 투표 등에 흔들리지 않고 파업 리스크를 말끔히 씻어내는 일에 먼저 힘써야 한다. 정부도 노조의 ‘N% 성과급’ 요구가 산업계로 확산돼 사회적 갈등을 키우지 않도록 ‘합리적 조정’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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