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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사 전 비위행위로 징계가 가능할까요?

■이태은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

입력2026-05-23 08:00

이태은

이태은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

새로 채용한 직원이 알고 보니 전 직장에서 심각한 비위를 저질렀거나, 사규상 결격사유가 뒤늦게 발견되는 난처한 상황이 있다. “우리 회사에 오기 전의 일인데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 수 있다. 법원 선례와 법리 해석을 종합하면 특정 조건하에서는 정당한 인사권 행사가 가능할 수 있다.

우선 입사 전 행위라도 현재의 고용 관계를 지속할 수 없을 만큼의 중대한 신뢰 파괴로 이어진다면 징계나 채용 취소의 사유가 될 수 있다. 특히 이력서 허위 기재나 경력 은폐와 같이 채용 절차 자체를 기망한 경우라면 채용 취소 외에 징계해고까지 가능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비록 근로기준법상 제한을 받지만, 사회통념상 고용 관계를 지속하기 어려운 정당한 이유가 인정된다면 근로계약 체결 전 사유를 원인으로 한 당연퇴직이나 통상해고 처분은 유효할 수 있다. 아울러 대법원은 임용 전 비위행위라도 이로 인해 임용 후 교원으로서의 품위를 전적으로 손상하게 되었다면 재직 중 징계사유로 삼을 수 있다고 판시한 바 있다(대법원 1996. 3. 8. 선고 95누18536 판결).

또 주목할 부분은 사업 주체가 바뀌는 과정에서 근로자의 ‘관계의 연속성’이 인정되는 경우다. 구체적으로, 공공사업의 수탁업체가 변경되며 인력이 승계되었거나, 영업양도로 고용이 승계된 사례인데, 최근 법원은 업무의 성격과 직무 내용이 동일하다면 근로자의 복무 관계가 사실상 이어졌다고 보아, 이전 사업장에서의 비위를 근거로 한 새로운 업체의 징계권을 인정한 바 있다(서울고등법원 2022. 9. 1. 선고 2021누74763 판결). 해당 사건에서 법원은 새로운 업체가 별도의 채용 심사 없이 종전 직원들을 그대로 채용했고 직원들도 이를 알고 승계에 응했다면 복무 관계가 연속되었다고 보았고 대상 직원의 기존 수탁업체에서의 비위행위로 징계가 가능하다고 보았다.

아직 명확한 판례의 입장은 없는 것으로 보이지만 이러한 논의는 내부적인 계약 형태가 바뀌는 경우에도 적용될 수 있다. 계약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된 경우, 정년퇴직 후 촉탁직으로 재채용된 경우, 혹은 직원에서 임원으로 선임된 경우 등이다. 비록 법 형식상으로는 새로운 근로계약이 체결되어 계속근로기간이 단절된 것처럼 보일지라도, 기업질서 유지를 위한 징계권의 관점은 퇴직금 산정 등과는 취지를 달리 할 수 있다. 실질적으로 완전히 동일한 직장에서 계속 근무해 온 직원이 과거 지위에서 저지른 심각한 비위에 대해, 단지 계약 형식의 변화를 이유로 제재할 수 없다고 보는 것은 불합리하기 때문이다.

물론 기본적으로 다른 회사에서 비위가 징계의 대상이 될 수는 없다. 해당 행위가 현재 수행하는 업무의 청렴성을 본질적으로 훼손하는지, 조직 질서에 실질적인 해악을 끼치는지 면밀히 따져보아야 한다.

결국 입사 전이나 계약 형태 변경 전의 비위일지라도 그것이 현재의 직무 수행과 기업 운영에 실질적인 위협이 된다면 기업은 정당한 인사권을 행사할 여지가 있다. 다만 사안마다 법적 해석이 갈릴 수 있는 만큼, 구체적인 징계 착수 전 해당 비위 사실이 현재의 신뢰 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전문가와 함께 냉철하게 분석하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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