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우려에…목동 CBS도 지식산업센터 포기
뉴미디어 허브 지산 결정 2년 만
오피스텔·시니어주택 변경 추진
미착공 지산 서울에만 22곳 달해
주거·복합개발 전환 움직임 확산
입력2026-05-26 18:02
한때 미래 산업·첨단 일자리의 요람으로 여겨졌던 지식산업센터(지산)가 미분양과 공실로 인해 골머리를 앓으면서 공동주택과 오피스텔로의 용도 변경을 통해 활로를 모색하려는 움직임이 늘고 있다. 서울 양천구 목동의 노른자위 땅으로 꼽히는 CBS 사옥 부지도 지산으로 지으려던 계획을 바꿔 오피스텔로 도시계획 변경에 나섰다.
26일 관련 업계와 서울시 등에 따르면 CBS는 서울 양천구 목동 917-1 일대에 보유 중인 사옥 부지에 대해 최근 도시계획 변경을 위한 사전협상 절차에 착수했다. 19일 열린 사전협상 1차 조정회의에서는 기존의 업무시설 중심 계획 대신 오피스텔과 시니어 주택을 도시계획에 포함시키는 방안이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2년 전 수립한 청사진과는 판이하게 달라진 개발 계획이다. 앞서 서울시는 2024년 5월 도시·건축공동위원회를 열고 서울목동지구 택지개발사업 지구단위계획 수립 관련 안건을 가결해 CBS 부지를 ‘뉴미디어 창업허브’로 조성하기로 했다. 방송·미디어 산업을 중심으로 한 지식산업센터 거점을 만든다는 구상이었다.
6730㎡ 부지에 용적률은 799.3%가 적용돼 지산과 근린생활시설을 포함해 연면적 7만9238㎡ 규모 개발을 추진했다. 공공기여 약 279억 원을 활용해 1인 스튜디오와 공유 오피스 등을 갖춘 창업허브를 조성하고 방송·미디어 기업을 유치해 첨단 일자리 거점으로 키우겠다는 복안이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전과 사업성이 달라지면서 오피스텔과 시니어주택을 도입하는 도시계획변경 요청이 들어왔다”며 “협상을 통해 최적의 안을 도출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1인 스튜디오 등 미디어 허브 공공 기여의 경우는 기존 계획대로 유지하는 방향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CBS 부지뿐 아니라 최근 지산을 다른 용도로 변경하는 사례가 잦다. 부동산 개발 업계에서는 미분양과 공실 장기화,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담이 겹치면서 지산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분위기다. 인창개발이 시행하고 현대건설이 시공을 맡은 가양동 CJ부지 3블록도 당초 업무시설 중심 개발을 검토했지만 최근에는 아파트 중심 개발로 방향을 바꾸고 설계안을 변경해 공동건축위원회 상정을 앞두고 있다.
한국산업단지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기준으로 미착공 상태로 있는 지산은 서울에서만 22곳으로 집계됐다. 업계에서는 이들 미착공 사업장 상당수가 향후 도시계획 변경이나 용도 조정을 통해 주거·상업시설을 포함한 복합개발로 방향을 틀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도 지난해 비주택용지의 주거 전환을 정책 과제로 제시한 바 있다. 한 개발업계 관계자는 “착공하지 않은 곳들은 차라리 선택지가 있지만 이미 준공한 곳들은 수분양자의 집단 소송 등 더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올 2월 기준 서울 시내 지산은 총 381곳으로, 구로구가 67곳으로 가장 많다. 공급은 빠르게 늘었지만 수요가 따라가지 못해 공실률이 절반이 넘는 곳도 수두룩하다. 대한건설협회의 ‘지식산업센터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2~2024년 공급된 전국 65개 지산 사업장의 평균 미분양률은 37%로 집계됐는데, 서울은 43%로 이보다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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