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소득세와 누진세의 함정
황찬 공인회계사(선율회계법인 이사)
5월 세금 청구서가 두려운 이유
입력2026-05-29 10:25
황찬
선율회계법인 이사
종합소득세 신고기간인 5월이 되면, “세금을 이미 다 냈는데 왜 또 내야 하느냐”고 묻는 분들을 자주 만나게 된다. 특히 직장을 다니다가 처음으로 사업소득이 생긴 분들이 이런 의문을 갖는 경우가 많다. 이 당혹감의 실체가 무엇인지, 한 가지 사례를 통해 살펴보자.
A씨는 지난해 한 기업의 임원으로 재직하며 2억 원의 근로소득을 올렸다. 그러나 사정이 생겨 지난해 9월 퇴직을 하게 됐고 이후 그간 쌓아온 전문성을 살려 지인 회사의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이 같은 프리랜서 활동을 통해 그는 1억 5,000만 원의 사업소득을 벌어들였다.
이에 A씨는 올해 5월에 추가로 내야 하는 종합소득세 납부를 위해 세무대리인에게 신고를 맡겼다. 하지만 종합소득세가 약 5,000만 원에 달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아연실색했다. “2억 원 근로소득에 대한 세금은 원천징수와 연말정산을 통해 이미 냈는데, 추가로 1억 5,000만 원의 소득이 있다고 해서 5,000만 원씩이나 더 내야 하느냐”는 것이다.
이런 상황은 처음 사업소득을 갖게 된 분들이 흔히 마주하게 된다. 이런 당혹감의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사업소득의 납부 방식이다. 근로소득은 매월 급여를 받을 때마다 간이세액표에 따라 세금이 자동으로 원천징수된다. 직장인들이 자신이 정확히 얼마의 세금을 내는지 체감하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연말정산은 이렇게 미리 납부한 세금과 실제 납부해야 할 세금의 차이를 정산하는 과정일 뿐이다. 반면 사업소득은 1년치 이익을 합산한 뒤 다음 해 5월에 한꺼번에 신고하고 납부해야 한다. 매달 세금을 분산해 낼 수 없는 구조이다 보니, 한 장의 고지서에 담긴 세금이 유독 크고 갑작스럽게 느껴지는 것이다.
두 번째는 누진세 구조의 함정이다. 우리나라 소득세는 소득이 클수록 높은 세율을 적용하는 누진세 체계다. A씨의 근로소득 2억 원은 연말정산 과정에서 6%부터 시작하여 15%, 24%, 35%, 38%의 세율 구간을 순서대로 채웠다. 문제는 여기에 사업소득 1억 5,000만 원이 더해지게 돼 20~30%의 필요경비를 제외하고 38~40%의 높은 세율이 적용된다는 점이다. 낮은 세율 구간을 이미 근로소득이 모두 채워두었기 때문이다. 동일한 1억 5,000만 원이라도 근로소득으로만 수령했다면 낮은 구간부터 순차적으로 과세되지만, 추가 사업소득에는 처음부터 높은 세율이 적용되어 세 부담이 예상보다 훨씬 커지는 구조다.
이것이 바로 ‘종합소득세’라는 이름에 담긴 핵심이다. 근로·사업·금융·기타소득 등 다양한 소득을 ‘종합’하여 하나의 과세표준으로 합산하기 때문에, 다양한 종류의 소득 금액이 합산되어 늘어날수록 누진세율의 영향이 배가된다. 따라서 사업소득이 새롭게 생겼다면, 자신의 전체 소득 구조가 어떻게 바뀌는지 미리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근로소득 이외 사업소득이 있는 경우 예상 세액을 미리 파악하고 준비해 두는 습관이 필요하다. 5월의 세금 청구서가 당황스럽다면 그것은 대부분 미리 대비하지 못한 결과다. 세금은 피할 수 없는 의무지만, 소득 구조와 누진세의 원리를 이해하고 사전에 계획을 세운다면 충분히 관리 가능하다. 합리적인 세무 계획이야말로 정당하게 얻은 소득을 온전히 지키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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