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 레버리지 후폭풍…반도체 ETF도 선별전
삼전·닉스 상품 4종 3.9조 쏠림
전통 ETF에선 대규모 자금 이탈
괴리율·호가 논란에 투자자 원성
입력2026-05-29 18:00
수정2026-05-29 23:36
지면 13면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이 상장 직후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반도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내부에서도 ‘옥석 가리기’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반도체 업종 전반에 베팅하는 전통 상품에서는 개인 자금이 빠져나가는 반면, 두 종목의 비중을 극단으로 높인 집중형 상품에는 오히려 돈이 몰리는 흐름이다. 이 가운데 일부 반도체 ETF에서는 괴리율·호가 관리 논란이 불거지며 기존 투자자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미래에셋자산운용이 이달 27일 내놓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4종에는 상장 이후 사흘 동안 총 3조 8695억 원의 개인 순매수 자금이 유입됐다. 개인 투자자들은 TIGER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와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를 각각 1조 3440억 원, 1조 2992억 원어치 사들였으며 KODEX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와 TIGER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에도 각각 6573억 원, 5690억 원어치 뭉칫돈이 몰렸다.
같은 기간 개인 투자자들은 KODEX 반도체레버리지(-8592억 원), TIGER 반도체TOP10레버리지(-5429억 원)를 대거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레버리지뿐만 아니라 1배수 상품인 TIGER 반도체TOP10과 KODEX 반도체도 각각 2285억 원, 1143억 원 팔아치웠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 이후 개인 자금이 기존 반도체 업종을 대표하는 ETF에서 빠져나와 보다 직접적인 종목 베팅 상품으로 이동한 셈이다.
이 같은 흐름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높은 비중으로 담고 SK스퀘어, 삼성전기 등을 통해 노출도를 높인 SOL AI반도체TOP2플러스와 KODEX AI반도체TOP2플러스에는 각각 7424억 원, 1655억 원어치 개인 순매수액이 유입됐다. 업종 전반에 분산도가 높은 전통적 반도체 ETF는 관심에서 다소 멀어지는 반면, 대표주에 집중 투자하는 상품들은 선별적으로 자금을 끌어들이는 양상이다.
종목 집중형 상품으로 자금이 쏠리면서 기존 반도체 ETF 투자자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KODEX 반도체레버리지와 TIGER 반도체TOP10레버리지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일인 27일 장 마감 시간대에 음(陰)의 괴리율이 확대되며 나란히 괴리율 초과 공시를 냈다. 유동성공급자(LP)의 호가 제출 의무가 면제되는 시간에 매도 물량이 대거 들어오면서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한 탓이다.
이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가 강세를 이어가는 상황에서도 해당 ETF의 수익률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투자자들의 원성이 이어졌다. 일부 투자자들은 온라인 종목토론방 등지에서 “기초 자산이 오르는데도 ETF 수익률은 따라가지 못한다”, “괴리율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날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주가는 각각 5.84%, 1.92% 상승했지만, KODEX 반도체레버리지와 TIGER 반도체TOP10레버리지의 수익률은 1.14%, -0.46%에 그쳤다.
자산운용 업계 관계자는 “LP들은 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선물을 활용해 위험을 관리한다”며 “반도체 업종 내 종목 간 주가 흐름이 크게 엇갈리면 헤지 비용과 부담이 커져 호가 공급이 일시적으로 위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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