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외환위기 경고했던 장재식 前 장관 별세
국세청 차장·주택은행장 거친 경제관료 출신
3선 의원 역임하며 원화 고평가 상태 우려해
‘IMF 환란특위 위원장’ 맡아 진상 조사도 나서
호남 독립운동가 가문... 유족은 장하준·장하석 교수
입력2026-05-31 10:41
수정2026-05-31 17:44
지면 27면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사태가 불거지기 전부터 환란을 경고했던 장재식(사진) 전 산업자원부 장관이 별세했다. 향년 91세.
장 전 장관의 유족은 고인이 28일 오전 11시 50분께 세상을 떠났다고 31일 전했다. 고인은 광주에서 태어나 광주고, 서울대 법대를 나온 뒤 1956년 고등고시 행정과(7회)를 거쳐 1973년 국세청 차장을 역임했다. 1979년 한국주택은행장을 맡았고, 1992년 14대 국회에서 민주당 전국구 의원으로 국회에 입성했다. 이후 15~16대 총선에서 서울 서대문을 지역구 의원으로 연거푸 당선되며 3선 의원을 지냈다. 김대중 정부 시절에 비상경제대책위원과 산업자원부 장관을 맡은 바 있다. 1992년 정치 입문 직후 민주당 정책위의장에 임명됐을 만큼 김대중 전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웠다.
고인은 1996년 10월 재정경제원과 한국은행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환율과 수출의 상관관계를 설명하며 외환위기가 올 수 있다고 경고해 주목을 받았다. 당시 “엔저 현상의 지속으로 원화가 지나치게 고평가되는 바람에 자동차·조선 등의 수출경쟁력이 크게 떨어졌다”며 “단기대책으로 금리 인하와 환율인상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같은 주장은 물가상승과 기업의 환차손 등에 대한 우려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결국,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1월 강만수 당시 재경부 차관이 비상경제대책위에서 “반도체 특수에 눈이 멀어 환율평가시기를 놓쳤다”고 언급하며 재조명됐다. 고인은 1999년 초에는 ‘IMF 환란특위 위원장’을 맡아 경제 위기 진상 조사에도 나섰다.
고인은 독립운동가 가문으로도 잘 알려졌다. 큰아버지는 장병준 임시정부 외무부장이었고, 작은아버지는 장홍염 광복군 전남지구대 참모장이었다. 고인의 부친인 고 장병상 선생 역시 항일 운동가였다. 고인의 자녀는 세계적인 석학으로 손꼽힌다. 장남은 장하준 런던대 교수, 차남은 장하석 케임브리지대 석좌교수이다. 또 장하진 전 여성가족부 장관,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 장하원 전 하나금융경영연구소장 등이 조카들이다.
유족은 부인 최우숙씨와 2남 1녀(장하준·장연희·장하석), 사위 임수빈(LKB평산 변호사) 등이 있다. 빈소는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이며 발인은 2일 오전 8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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