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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세 낭비’ 교육교부금 수술, 변죽만 울리면 안 돼

입력2026-06-01 00:05

수정2026-06-01 00:05

지면 31면
내국세에 연동된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제도를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서울시교육청 신청사 전경. 사진 제공= 서울시교육청
내국세에 연동된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제도를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서울시교육청 신청사 전경. 사진 제공= 서울시교육청

기획예산처가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산정 방식을 현행 내국세 연동에서 경상성장률(실질성장률+물가상승률) 연계로 바꾸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학생 수가 급감하는데도 내국세의 20.79%가 자동 배정되는 교육교부금이 크게 늘면서 재정 운용의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한 것이다. 1972년 도입된 교육교부금 제도의 개편이 54년 만에 착수된 것은 늦었지만 다행이다. 7월 출범할 재정운영전략위원회가 교육교부금을 핵심 안건으로 다룬다고 하니 이번에는 변죽만 울리지 말고 가시적인 성과가 도출되기를 기대한다.

교육교부금의 병폐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교부금 규모는 2015년 약 39조 원에서 2025년 70조 2000억 원으로 10년 새 2배 가까이 늘었는데 같은 기간 학생 수는 638만 명에서 502만 명으로 22%나 줄었다. 특히 올해는 추가경정예산 편성에 교부금 규모가 76조 원을 웃돌고 내년에는 반도체 호황에 따른 법인세·소득세 증가로 20조 원이 추가로 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지경이 되도록 정부가 불합리한 교육교부금 제도를 방치해온 것은 직무유기에 가깝다. 교육교부금이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불어나다 보니 ‘일단 쓰고 보자’식 행태가 도를 넘고 있다. 6·3 지방선거에 출마한 16개 시도 교육감 후보들 공약을 보면 10만~100만 원의 현금이나 지역 화폐 지급은 기본이다. 학부모가 낸 돈과 교육청 예산을 매칭해 최대 5000만 원 펀드를 만들어주겠다는 공약까지 등장했다. 교육교부금이 ‘선거 매표’ 수단으로 전락해버린 참담한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박홍근 기획처 장관이 “국민적 공론화를 통해 대안을 찾겠다”며 교부금 개편을 시사한 것은 고무적이다. 일부 부처와 이익단체의 반발이 만만치 않겠지만 교육교부금이 화수분인 양 마구 낭비되는 현실은 바로잡지 않으면 안 된다. 교부금 산정 비율과 방식은 입법 사항인 만큼 정부와 국회는 공청회 등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실효성 있는 개편 방안을 찾아야 한다. 또 제도 개편을 통해 확보된 재원이 첨단산업 인재 육성과 교육 인프라 구축 등 생산적인 부문에 투입될 수 있도록 후속 방안도 정교하게 설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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