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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 26%p씩 출렁이는 법인세…“의존 줄여야 경기 충격 흡수”

[재정학회 ‘세입기반 확충 정책과제’ 보고서]

특정업종 경기가 국세 수입 좌우

47% 급등 다음해에 22% 급락도

소득·부가세율은 OECD 밑돌아

조세충족 76%…지출 24% 구멍

“소득세 면제받는 사람들 줄이고

부가세 중장기적 인상 검토해야”

입력2026-06-01 18:24

수정2026-06-01 23:35

지면 8면
한국의 총조세 대비 법인세 비중이 14.4%로 OECD 평균(11.8%), G7 평균(9.0%)을 모두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법인세 증감률 표준편차는 26.3%포인트에 달해 경기에 따라 세수가 출렁이고 있다. 사진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연합뉴스
한국의 총조세 대비 법인세 비중이 14.4%로 OECD 평균(11.8%), G7 평균(9.0%)을 모두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법인세 증감률 표준편차는 26.3%포인트에 달해 경기에 따라 세수가 출렁이고 있다. 사진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연합뉴스

우리나라 조세수입이 법인세 등 경기에 민감한 세목에 지나치게 쏠려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세입이 반도체 사이클 등 경기에 따라 출렁거리면 재정을 활용한 국가 성장 전략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우리나라의 고질적인 세입 변동성 문제를 해소하려면 소득세를 면제받는 사람들의 수를 줄이고 부가가치세를 올리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일 한국재정학회가 감사원 산하 감사연구원에 제출한 ‘세입 기반 확충을 위한 주요 정책 과제와 감사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법인세의 2017~2024년 증감 표준편차는 26.3%포인트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표준편차는 수치가 클수록 해마다 세수가 크게 출렁였다는 의미다. 소득세 표준편차는 10.1%포인트였고 부가세는 9.0%포인트로 법인세에 비해 편차가 작았다.

실제 이 기간 법인세는 2022년 한 해에만 47.2% 급등했다가 2023년과 2024년 각각 22%대씩 급락했다. 반면 부가세는 같은 기간 최대 14.6% 오르고 최대 9.6% 떨어지는 데 그쳤다. 지난해 법인세는 반도체 업황 회복 등에 힘입어 전년보다 35.3% 증가했으며 올해도 반도체 호황에 따른 법인세수 호조가 이어져 101조 3000억 원이 걷힐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총국세 대비 24.4%에 이르는 수치다. 올해와 내년 반도체 초과세수가 예고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전체 비중이 30%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오를 가능성도 있다. 뒤집어 말하면 특정 업종 경기 변화가 국세수입 전체를 흔드는 구조라는 지적이다.

이 같은 변동성은 세원 구성의 편중과 맞물려 있다. 2023년 총조세 대비 법인세 비중은 한국이 14.4%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11.8%)과 주요 7개국(G7) 평균(9.0%)을 모두 웃돌았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법인세 부담도 2023년 3.6%로 OECD 평균(3.4%), G7 평균(2.4%)보다 높았다. 법인세는 기업 이익에 부과되는 세목인 만큼 한국처럼 법인세 비중이 높은 구조에서는 수출 경기와 주력 업종 실적 변화가 세입 흐름에 더 크게 반영될 수밖에 없다.

반면 경기 변동의 충격을 완화할 소득세·소비세 기반은 주요국보다 약했다. 2023년 총조세 대비 소득세 비중은 한국 19.8%로 OECD 평균(23.7%)보다 낮았고 부가세도 한국 15.3%로 OECD 평균(20.5%)에 못 미쳤다. 취득세와 상속·증여세, 재산세 등을 포함하는 재산과세 비중은 한국 11.5%로 OECD 평균(5.1%)의 2배를 넘었다. 경기·자산시장에 민감한 세목 비중은 큰 반면 세수 변동성을 완충할 소득세·소비세 기반은 상대적으로 좁은 셈이다.

염명배 충남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과거에는 개인 소득 포착이 쉽지 않아 소득세를 낮게 두는 대신 법인세와 상속·증여세 부담을 높이는 방식으로 세입을 보완해왔지만 이제는 소득 파악이 정교해진 만큼 세원 구조를 정상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재정 수요를 조세수입으로 충당하는 비중도 낮았다. 한국의 조세 충족도는 2023년 76.4%로 OECD 37개국 중 25위였다. 정부 지출 대비 조세수입 비율이 그만큼 낮았다는 의미다. 한국은 정부 지출의 약 76%만 세금으로 메우고 나머지 24%가량은 국채 발행 등 조세 외 재원에 의존하는 구조다.

세입 기반 확충의 우선순위로는 소득세 과세 기반 확대가 꼽힌다. 한국은 소득세 명목 최고세율이 45.0%로 OECD 평균(36.1%)보다 높지만 외벌이 2자녀 및 평균 소득 100% 가구 기준 평균 실효세율은 5.2%로 OECD 평균 10.4%의 절반 수준이다. 세율표상 최고세율은 이미 높은 만큼 추가 세율 인상보다 실제 과세되는 소득 범위를 넓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부가세도 중장기 검토 대상이다. 한국의 부가세 표준세율은 10%로 1977년 도입 이후 유지되고 있다. OECD 평균 표준세율은 2022년 기준 19.2%로 한국의 2배에 가깝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해 ‘인구 고령화 시대의 조세 구조에 대한 연구’ 보고서에서 고령화로 재정 수요가 커지는 상황에서는 법인세 부담 확대를 지양하고 소득세와 부가세의 세수 확보 기능을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분석했다.

다만 부가세 인상은 물가와 역진성 논란이 큰 만큼 단기적으로는 면세 범위 정비가 우선 과제로 거론된다. 사교육, 금융·보험, 영리 예술품 등 고소득층에 혜택이 귀착되거나 면세 타당성이 낮아진 분야가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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