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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통장에 10억 없으면 경비라도 해야 된다”…‘은퇴 공포’ 번지는 호주, 무슨 일?

“노후 자금 10억 넘어야”…호주인 불안 고조

물가 급등에 필요 은퇴자금 1년새 22% 껑충

여성 연금잔액, 남성보다 6만달러 적어

입력2026-06-01 19:54

기사 내용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클립아트코리아
기사 내용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클립아트코리아

호주인들이 안락한 노후를 위해 필요하다고 여기는 자금이 1년 새 22% 이상 불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이란 전쟁 이전부터 이어져 온 고물가에 전쟁발 물가 충격까지 겹치면서 노후 불안이 한층 깊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은퇴 희망은 62세, 현실은 66세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호주 자산운용사 ‘콜로니얼 퍼스트 스테이트(CFS)’가 성인 2000명을 상대로 진행한 설문에서 응답자들이 꼽은 안락한 노후에 필요한 자금 규모는 100만 호주달러(한화 약 10억8000만원)를 웃도는 것으로 집계됐다. 1년 전(약 81만7000 호주달러)과 견줘 22% 이상 뛴 수준이다.

인플레이션으로 생활비 부담이 가중되면서 직장을 떠나는 순간 모아둔 돈이 바닥날 수 있다는 두려움이 짙어진 결과로 해석된다. 응답자들은 평균 62세에 은퇴하기를 바랐지만, 치솟는 주거비와 가계 부채를 감당하려면 실제로는 최소 66세까지 경제 활동을 이어가야 할 것으로 내다봤다.

마리사 포우 CFS 은퇴·성장 부문 상무는 “생활비는 통제 불능으로 치솟고 물가도 오르고 있다”며 “여기에 노부모 부양과 자녀 지원 등 가계가 짊어진 부담이 커지며, 국민들이 연금계좌 잔액을 수시로 들여다보며 ‘도대체 이 돈으로 몇 년이나 버틸 수 있을지’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고 밝혔다.

총 4조5000억 호주달러(한화 약 4902조원) 규모로 세계에서 손꼽히는 호주 퇴직연금 시장도 이 같은 불안을 잠재우지 못하는 모양새다. 향후 10년 안에 250만 명의 베이비부머 세대가 한꺼번에 은퇴 대열에 합류할 예정이어서 자산운용업계는 이들을 위한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하는 압박을 짊어지고 있다.

호주는 이란 전쟁 이전부터 고물가에 시달려 왔다. 지난 4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3.4%로 중앙은행 목표치(2~3%)를 넘어섰고, 긴축 기조에 따른 금리 상승으로 은퇴 자산의 실질 구매력도 빠르게 깎이는 양상이다.

여성 노후 빈곤 리스크 더 크다

이번 조사에서는 노후 불안이 성별에 따라 온도 차를 보인다는 점도 포착됐다. 여성 응답자의 62%가 ‘은퇴 후 안정적인 생활을 유지할 돈이 부족할 것’이라고 우려한 반면, 남성은 48%에 머물렀다.

호주 퇴직연금은 고용주가 근로자 임금의 일정 비율을 의무 적립하는 구조(도입 초기 3%에서 현재 12%까지 단계적 인상)로, 재직 기간이 길고 연봉이 높을수록 잔액이 빠르게 커지도록 설계돼 있다. 하지만 여성은 출산·육아로 인한 경력 단절과 복직 후 파트타임·계약직 종사 비중이 높아 적립액이 남성에 비해 쪼그라드는 경향을 보인다.

실제로 은퇴 연령대인 60~64세 남성의 연금 중간 잔액은 22만 호주달러인 데 반해 여성은 16만3000 호주달러에 불과해 노후 빈곤 위험에 더 크게 노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호주퇴직연금협회(ASFA) 가이드라인상 67세 기준 안락한 노후를 위한 표준 필요 자금은 단독 가구 63만 호주달러, 부부 가구 73만 호주달러다. 현재 30세 기준 시드머니 3만 호주달러와 중간 소득을 전제로 하면 67세에 약 61만 호주달러를 손에 쥘 수 있어 정량적 기준은 충족하지만, 실제로 체감하는 필요 자금과의 간극을 좁히는 것이 국가적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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