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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밀양 성폭행 가해자는 바로” 전국 들끓었는데…폭로자는 징역 1년 6개월 받았다

20년 전 집단 성폭행 사건, 유튜브 통해 다시 수면 위로

경찰·식당 주인·회사원까지 신상 공개되며 전국적 논란

폭로 유튜버는 실형…피해자도 개인정보 유출 혐의 입건

입력2026-06-03 00:00

수정2026-06-03 00:00

그날의 뉴스는 지나갔지만, 그 의미는 오늘에 남아 있습니다. ‘오늘의 그날’은 과거의 기록을 통해 지금을 읽습니다. <편집자주>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사진=영화 ‘한공주’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사진=영화 ‘한공주’

2024년 6월 3일. 경남의 한 경찰서 게시판에는 비난글 200여 개가 쏟아졌다. 2004년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 당시 가해자들을 두둔했다는 의혹을 받은 현직 여성 경찰관이 온라인상에서 재조명되면서다.

같은 날 유튜브 채널 ‘나락보관소’는 밀양 사건 가해자로 지목된 인물들의 신상을 잇따라 공개했다. 이름과 얼굴·나이·직장까지 담긴 영상은 순식간에 확산됐고, 분노한 여론은 이들의 직장과 가족·지인들에게까지 향했다.

20년 전 대한민국 사회를 충격에 빠뜨렸던 밀양 집단 성폭행 사건은 그렇게 다시 세상 한복판으로 소환됐다.

◇가해자 신상 공개되자 해고까지=나락보관소는 또 다른 가해자로 추정되는 남성의 신상도 공개했다. 영상에는 얼굴 사진과 이름, 나이, 근무지 등이 담겼다.

해당 남성은 사건 이후 개명했으며 볼보자동차코리아 딜러사인 아이언모터스 전시장에서 근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확산되자 아이언모터스는 “당사는 해당 사안을 매우 엄중하게 인지해 해당자를 해고 조치했다”며 “고객들에게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리며 앞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즉각 해고조치를 할 만큼 파장이 거셌다.

◇44명이 여중생 1명 성폭행…전국 뒤흔든 사건=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은 2004년 경남 밀양에서 발생했다. 당시 고등학생 44명이 울산의 한 여중생을 유인해 약 1년 동안 집단 성폭행한 사건이다. 가해자들은 1986~1988년생으로 모두 고등학생이었다.

당시 검찰은 성폭행에 직접 가담한 10명(구속 7명, 불구속 3명)을 기소했지만 이들은 대부분 보호관찰 처분 등을 받는 데 그쳤다. 다른 20명은 소년부에 송치되거나 훈방됐고, 나머지 14명은 피해자 측과의 합의 등을 이유로 공소권 없음 처분을 받았다.

결과적으로 기소된 44명의 가해자 상당수가 형사처벌을 받지 않아 전과 기록이 남지 않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민적 공분을 샀다. 이후 이 사건은 영화 ‘한공주’와 드라마 ‘시그널’ 등의 모티브가 되기도 했다.

KBS 뉴스 갈무리
KBS 뉴스 갈무리

◇“삐뚤어진 정의감”…유튜브 채널 ‘나락보관소’ 운영자 실형=하지만 20년 만에 다시 시작된 신상 공개는 또 다른 논란을 낳았다. ‘사적제재’라는 논란을 비롯해 사적 제재를 주도했던 유튜버가 실형을 받은 것이다.

서울남부지법 형사6단독 김주석 부장판사는 지난 1월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등 혐의로 기소된 나락보관소 운영자 김모(32) 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스토킹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이수도 명령했다.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 가해자들 신상을 공개한 유튜브 채널. 유튜브 ‘나락보관소’ 갈무리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 가해자들 신상을 공개한 유튜브 채널. 유튜브 ‘나락보관소’ 갈무리

재판부는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 관련 형사처벌 받은 사람들이 거의 없다는 점을 알게 된 후 가해자들에게 망신을 줄 것을 계획하고 사적제재를 가하겠다는 삐뚤어진 정의감으로 범행에 이르렀다”며 “가해자였다고 할지라도 이는 ‘사이버렉카’ 범죄로서 수위정도가 위험에 이르고 사적제제를 조장해 법치주의를 뒤흔들 우려가 크다”고 밝혔다.

특히 신상이 공개된 사람들 가운데 일부는 밀양 사건과 무관한 인물로 확인됐다. 재판부는 “최소한의 정보 확인도 없이 온라인 게시판, 제보 이메일 등으로 얻은 정보를 광범위하게 전파해 그 피해자와 가족들에게 온전히 회복할 수 없는 정신적 피해를 안겼다”고 판단했다.

다만 김씨가 혐의를 인정하고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한 점 등을 고려해 법정구속은 하지 않았다.

◇판결문 유출한 피해자마저 입건…끝나지 않은 후폭풍=최근에는 밀양 사건 피해자와 그의 동생이 가해자들의 개인정보를 유튜버들에게 제공한 혐의로 경찰에 입건된 사실도 뒤늦게 알려졌다.

지난달 19일 인천 삼산경찰서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피해자 A씨와 동생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피해자 신분으로 확보한 판결문 등을 통해 가해자들의 실명과 주소, 주민등록번호 등을 유튜버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이 과정에서 사건과 직접 관련이 없는 제3자의 개인정보까지 함께 유출된 정황도 확인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조만간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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