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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PGA 통산 20승’ 박민지…장기집권의 서막

역대 세번째 위업…1승 추가 땐 단독 1위

15승 장하나 부진 속 현역 국내파와 격차 커

통산 상금 68억…최초 70억 돌파도 눈앞

지난해 무승이 보약 “우승 갈망 잊지 않을 것”

입력2026-06-02 11:15

박민지가 Sh수협은행 MBN 여자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제공=KLPGA
박민지가 Sh수협은행 MBN 여자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제공=KLPGA

박민지(28·NH투자증권)가 지난달 31일 Sh수협은행 MBN 여자오픈에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통산 20승의 금자탑을 쌓아 올렸다. 2024년 6월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에서 통산 19승을 거둔 뒤 승수를 추가하지 못했던 그는 2년 만에 마침내 20승을 채웠다. 마지막 날 3라운드에서 8언더파 64타를 몰아쳐 지긋지긋한 아홉수를 시원하게 떨쳐낸 짜릿한 장면이었다.

통산 20승은 고(故) 구옥희와 ‘지존’ 신지애(38)만 이뤄낸 위업이다.

박민지의 이번 우승은 KLPGA 투어 최다승 타이 기록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 앞으로 1승이라도 추가하면 상당 기간 이 부문 단독 1위를 지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추격자들과의 격차가 제법 있다. 2일 현재 KLPGA 투어 통산 승수에서 3명의 공동 선두 뒤로 고우순이 4위(17승), 장하나가 5위(15승)에 올라 있다. 고우순은 오래전 은퇴했고, 장하나는 2023년 이후 원인 모를 부진에 빠진 상태다. 김효주(14승), 고진영(11승), 박성현(10승), 전인지, 최혜진(이상 9승) 등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를 주 무대로 삼고 있어 우승컵을 수집할 기회가 많지 않다. KLPGA 투어에서 활동 중인 현역 가운데는 장하나가 15승, 그리고 이정민(11승), 박지영, 이예원(이상 10승), 이다연(9승), 박현경(8승) 등이 차곡차곡 승수를 쌓아가는 중이다.

퍼팅을 한 뒤 볼을 바라보는 박민지. 사진 제공=KLPGA
퍼팅을 한 뒤 볼을 바라보는 박민지. 사진 제공=KLPGA

박민지의 우승 사냥 재개는 KLPGA 투어로서도 반가운 소식이다. 절대 강자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스타의 부활은 흥행의 동력이 될 수 있다. 2017년 데뷔한 박민지는 지난해를 제외하고는 해마다 우승 트로피를 수집했고, 2022년에는 6승을 쓸어 담으며 국내 활동만으로 세계 랭킹을 12위까지 끌어올렸다. 자주 우승한다고 해서 ‘또 민지’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지난해 처음으로 무승에 그친 게 보약이 됐다. 박민지는 이번 우승 뒤 기자회견에서 “솔직히 작년에 스스로 돌아봤을 때 연습도 게을리했고 최선을 다했다고 보기 어려웠다. 시즌이 끝나고 대상 시상식에 초대받지 못하면서 시드를 잃을까 두려웠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주위에서 ‘예전 전성기 때 박민지의 독기 어린 눈빛이 돌아왔다’고 하더라. 그동안 우승을 갈망하며 고민하고 다잡았던 마음가짐을 잊지 않고 매 대회 집중력 있게 플레이하겠다”고 다짐했다.

드라이버 샷 하는 박민지. 사진 제공=KLPGA
드라이버 샷 하는 박민지. 사진 제공=KLPGA

KLPGA 투어의 역사를 써 내려가는 박민지에게는 끊임없는 동기 부여가 롱런의 열쇠가 될 것이다. 해외에 진출하지 않고도 이룰 수 있는 게 많다. 당장 통산 상금 1위(68억 378만 5000원)인 그는 한 번 더 우승하면 통산 승수 단독 1위에 오르면서 상금 70억 원을 넘어서게 된다. 100억 원 돌파도 시간문제로 보인다.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만 주로 뛰며 각각 69승과 44승을 쌓아 세계골프 명예의 전당에 입회한 히구치 하사코, 오카모토 아야코의 사례도 염두에 둘 만하다.

“이제는 내 위치와 기록에 어울리는 선수가 돼서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고 도움을 줄 수 있는 멋진 선배이자 선수가 되고 싶다”는 박민지가 오래도록 국내 무대를 든든히 지키고 발전시키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하는 팬들이 많다.

박민지는 오는 5일 개막하는 KLPGA 투어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총상금 15억 원)에 출전한다. 지난주 Sh수협은행 대회와 같은 3라운드 54홀 규모로, 박민지가 2021년부터 2024년까지 4년 연속 우승한 대회다. 지난해보다 상금이 3억 원 증액돼 우승 상금이 2억 7000만 원에 달한다.

너무 재미있어 쉽게 중독되는 것이 골프의 거의 유일한 단점이라고 합니다. 치는 골프, 보는 골프와는 또 다른 ‘읽는 골프’의 즐거움을 함께 나눴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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