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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재 강도 높아진 공정거래법…사전 차단이 생존전략”

[선정호 광장 공정거래그룹장·이숭규 수석전문위원]

과징금 하한선 최대 20배 상향

설탕·밀가루 등 민생으로 옮겨가

준법감시 시스템 대대적 투자 필요

입력2026-06-02 17:54

지면 19면
선정호 법무법인 광장 공정거래그룹장·이숭규 수석전문위원이 최근 중구 광장 사옥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공정거래 사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성형주 기자
선정호 법무법인 광장 공정거래그룹장·이숭규 수석전문위원이 최근 중구 광장 사옥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공정거래 사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성형주 기자

“이제는 공정거래법을 한 번만 위반해도 시장에서 퇴출당할 수 있을 정도로 제재 강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법무법인 광장 공정거래그룹을 이끄는 선정호 변호사와 이숭규 수석전문위원은 최근 서울 중구 광장 사옥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사전 컴플라이언스(준법감시) 시스템 구축에 드는 비용을 아끼지 않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경영 전략”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두 전문가는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의 법 집행 기조가 과거보다 훨씬 강해졌다고 진단했다. 대표적인 사례는 담합 사건의 과징금 부과 기준 강화다. 관련 고시 개정으로 과징금 하한선이 기존보다 최대 20배까지 상향되면서 적발 이후 감경 요소를 찾아 리스크를 줄이던 기존 방식만으로는 대응에 한계가 커졌다는 설명이다.

선정호 법무법인 광장 공정거래그룹장이 최근 중구 광장 사옥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공정거래 사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성형주 기자
선정호 법무법인 광장 공정거래그룹장이 최근 중구 광장 사옥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공정거래 사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성형주 기자

공정위 조직 개편도 기업 부담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공정위는 과거 ‘대기업 저승사자’로 불렸던 조사국 부활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7명 규모의 중점조사팀을 30~40명 규모의 조사국으로 확대·격상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조사국이 부활하면 2005년 폐지 이후 21년 만이다.

이 수석전문위원은 “부활하는 조사국은 담합,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하도급 등 개별 사건을 부서별로 나눠 보는 방식이 아니라 특정 기업의 위반 행위를 전반적으로 들여다보는 포괄적 조사 방식을 취할 가능성이 크다”며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중견기업까지 조사 대상에 오를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조사 방향도 달라지고 있다. 선 변호사는 “최근 공정거래 집행의 핵심 키워드는 ‘민생’”이라며 “설탕·밀가루처럼 소비자가 가격 변화를 직접 체감할 수 있는 분야로 공정위의 관심이 옮겨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숭규 법무법인 광장 수석전문위원이 최근 중구 광장 사옥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공정거래 사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성형주 기자
이숭규 법무법인 광장 수석전문위원이 최근 중구 광장 사옥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공정거래 사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성형주 기자

광장은 기업들이 형식적인 교육이나 ‘보여주기식’ 준법 제도에서 벗어나 실질적으로 작동하는 내부 통제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선 변호사는 “일회성 점검으로 끝나는 컴플라이언스는 더 이상 충분하지 않다”며 “임직원 인사평가(KPI)와 불이익 구조에 준법 기준을 연동해야 조직이 실제로 움직인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내에 도입된 변호사-의뢰인 비밀유지특권(ACP)도 사전 리스크 점검의 필요성을 키우고 있다. 로펌을 통해 내부 위험을 미리 진단하고 자문을 받은 내용이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이 수석전문위원은 “사건이 터진 뒤 대응하는 비용보다 사전에 리스크를 솎아내는 비용이 훨씬 적다”며 “준법 투자를 비용으로만 보는 경영진의 인식 전환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두 전문가는 인수합병(M&A)과 인공지능(AI), 플랫폼 등 신산업 영역에서도 공정거래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고 봤다. 선 변호사는 “앞으로 알고리즘과 플랫폼 기술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발생하는 새로운 형태의 불공정 행위가 공정거래 분야의 가장 뜨거운 격전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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