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韓 강제노동 조치 미흡”…12.5% 추가관세 추진
USTR 무역법 301조 조사 결과
中·日·英 등 54개국과 같은 그룹
품목관세와 중복 안 해, 현대차 안도
“상호관세 안 넘게 노력” 정부 비상
“韓, 어떻게 철강강국 됐나” 지적
입력2026-06-03 15:24
수정2026-06-03 16:20
미 무역대표부(USTR)가 한국을 비롯한 60개국이 강제노동 제품의 수입을 막기 위한 충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추가 관세를 예고했다. 청문회 등을 거쳐 최종 세율과 부과 품목에 변경이 있을 수 있지만 다시 미국발(發) 관세 폭풍이 부는 분위기다.
USTR은 2일(현지 시간) 무역법 301조에 근거해 전세계 60개국의 강제노동과 관련한 조치를 조사한 결과를 공개하고 사실상 관세 통보인 정책 제안을 발표했다. 지난 2월 미 대법원이 상호관세 위법 판결을 내리면서 USTR은 이를 대체하기 위해 무역법 301조를 근거로 각국의 강제노동, 과잉생산 여부를 조사해왔다.
USTR은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제품의 수입의 금지하는 국가, 미국과 ‘상호무역협정’을 통해 금지 제도를 도입하고 집행하기로 약속한 나라, 일부 강제노동 상품의 수입을 막는 부분적 제도를 운영하는 경제권에 10%의 추가 관세율을 제안했다. 한국을 포함한 그 외 모든 국가에는 12.5%의 추가 관세율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USTR은 한국이 강제노동 상품 수입을 막을 법적 장치와 단속 체계를 갖추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한국과 같은 범주로 분류된 54개 경제권에는 일본, 중국, 이스라엘, 러시아, 대만, 영국, 베트남 등이 포함됐다.
보고서는 연방관보 부록에 명시된 품목을 제외하고는 해당 나라에서 수입하는 모든 제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한다고 설명했다. 제외되는 품목에는 농축산물, 핵심광물, 석유와 천연가스, 화학 및 배터리 원료 등 미국의 물가와 직결되거나 경제안보와 밀접한 것들이 포함됐다.
자동차 및 부품, 철강·알루미늄 및 파생제품 등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한 품목관세가 부과 중인 것들은 추가 관세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미 품목관세 15%를 부과받고 있는 현대차는 301조에 의해 추가 관세가 부과될 수 있어 우려했는데 그나마 한숨 돌릴 수 있게 됐다. USTR은 공청회 참석을 원하는 이해관계자들에게 이달 22일까지 출석 신청서와 증언 요약본을 제출하게 했다. 서면 의견은 7월 6일까지 받으며 공청회는 7일 열린다.
보고서는 “조사 대상국들이 강제노동 수입 금지 조치를 효과적으로 시행하지 못해 전세계에서 강제노동을 근절하려는 보편적 목표를 훼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상대적으로 저렴한 강제노동 생산품이 미국 시장에 밀려들어와 미국 기업들에 악영향을 미치고 시장을 왜곡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미 국토안보부가 2021년 도입한 위구르강제노동 방지법(UFLPA)을 언급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미국은 중국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서 생산된 제품은 강제노동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간주해 수입을 금지했는데 다른 나라에도 동등한 수준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논리다.
특히 한국이 의류나 섬유, 태양광 패널, 알루미늄이나 배터리 소재 등 원자재를 중국에서 수입할 때 위구르 지역 생산품이 있을 수 있고 이를 가공해 미국에 수출할 가능성을 지목했다는 분석이다. 그 밖에 미 국무부가 2023년 인권 보고서를 통해 한국은 외국인 노동자의 직장 이전의 자유가 취약하다고 적시한 것도 근거 중 하나로 거론된다.
다만 12.5%, 10%의 관세율이 어떻게 산출된 것인지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아 자의적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그동안 우리 정부는 301조 관세율이 상호관세(15%)보다 높지 않게 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었다. 하지만 일단 강제노동 분야에서만 12.5%의 세율이 나왔고, 앞으로 301조에 따른 과잉생산 명분으로 부과 가능성이 있어 301조 관세율이 상호관세율보다 더 높아질 수 있다.
이와 관련,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는 이달 발간된 국제통화기금(IMF) 금융·개발 정책 매거진(F&D Magazine) 기고문에서 상대적으로 자원이 부족한 한국이 철강 강국으로 성장한 사례를 언급하며 한국 정부의 개입이 구조적 무역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그리어 대표는 “에너지 자원이 제한적이고 석탄도, 철광석도 없는 한국이 어떻게 철강 강국이 될 수 있었나”라며 “각국의 경제 개입은 일부 국가를 만성적인 무역적자 상태로, 다른 국가를 흑자 상태로 놓은 방식으로 세계 경제를 왜곡해왔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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