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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非아파트 4채 중 3채는 월세…“취약층 주거복지 대책 필요”

■ 국토부 ‘1~5월 임대차 실거래’ 분석

오피스텔 78%·단독·다가구 85%

전세사기·고금리에 월세화 가속

보증금 50% 전환땐 주거비 2배 ↑

“주거급여·금융지원 등 대책 필요”

입력2026-06-03 20:41

수정2026-06-03 23:47

지면 25면

서울 비아파트 월세 비중이 75%를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사기 여파와 고금리 부담, 아파트 가격 상승과 전세 매물 감소가 맞물리면서 비아파트 수요가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빌라 등 비아파트의 월세화가 심화하면서 가격 상승세도 가파르다. 비아파트는 월세 전환 시 취약계층의 주거비 부담이 아파트보다 크게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돼 임대주택 공급 확대는 물론 주거급여 등 주거복지정책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올해 1~5월 비아파트(연립·다세대, 단독·다가구, 오피스텔 등) 월세 계약은 12만254건으로, 전체 임대차 계약 16만150건의 75.1%로 나타났다. 4건 중 3건이 월세인 셈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71.1%)보다 4%포인트 올랐다.

유형별로는 오피스텔이 72.9%에서 77.7%로 4.8%포인트 상승해 오름폭이 가장 컸고, 단독·다가구가 80.4%에서 84.9%로 4.5%포인트, 연립·다세대가 59.2%에서 62.4%로 3.3%포인트 각각 올랐다. 아파트는 상승폭이 5.7%포인트로 더 높았지만 월세 비중은 48.9%로 절반에 못 미쳤다.

비아파트 시장에서 전세의 월세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월세가격도 오르는 추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4월 연립·다세대의 월세 누적 상승률은 1.60%로 전세(1.34%) 보다 많이 올랐다. 이는 2015년 7월 관련 통계 발표 이후 같은 기간 최고 상승률이다. 올해 1∼4월 임차인이 실제 부담한 연립·다세대 평균 월세액은 56만2000원으로 지난해(54만8000원) 보다 1만6000원 올랐다.

전세의 월세화가 가속화되는 배경에는 전세사기 여파로 인해 물량이 줄어든 탓이다.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아파트와 아파트를 1개 동 이상 포함한 단지 내 연립·다세대주택은 갭투자가 사실상 금지되면서 전세 매물이 줄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3일 기준 서울 전세 매물은 1만7715건으로, 1년 전보다 30.7% 감소했다.

비아파트 공급 위축도 월세화 압력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23~2025년 비아파트 착공 물량은 2016~2025년 장기 평균의 20~30% 수준에 머물렀다. 올해 1분기 비아파트 착공 실적도 6563가구로 전년 대비 3.1% 줄었다. 보증·대출 규제 강화, 건설경기 침체 등이 겹치며 민간의 신규 공급이 회복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신규 공급이 줄면 향후 임대차 시장에 나올 비아파트 물량도 제한될 수밖에 없어 전세와 월세를 포함한 임대차 수급 불안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정부가 임대차 시장 안정을 위한 공급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속도가 좀처럼 나지 않고 있다. 국토부는 비아파트 공급 확대 방안을 통해 내년까지 수도권에 매입임대주택 9만호를 공급하고, 이 가운데 6만6000호를 서울·경기 규제지역에 집중 공급하기로 했다. 그러나 올해 1~4월 계약 실적은 3200가구 수준으로, 올해 수도권 매입 목표(3만1014가구)의 10.4%에 불과했다.

시장에서는 정부의 매입 기준가격이 오른 토지비와 공사비, 금융비용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해 민간 사업자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에 매각할 유인이 낮다고 지적한다. 공공 매입가격이 기대 수익을 밑돌 경우 사업자는 일반 분양이나 자체 임대 등 다른 방식을 택할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부분매입 허용이나 규제지역 내 최소 매입 기준 완화 등을 추진하기로 했지만 실제 매입가가 사업성을 맞출 수준에 이르지 못하면 공급 확대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

공급 부진의 피해는 고스란히 서민층에게 돌아간다. 전성제 국토연구원 부동산시장정책연구센터장의 ‘전월세 시장 동향 및 전망과 정책 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비아파트에서 보증금의 50%가 월세로 전환될 경우 소득 대비 주거비 부담이 약 2배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소득 1분위는 주거비 비중이 14%에서 29.4%로 뛰어 버는 돈의 약 3분의 1이 주거비로 나가게 된다. 5분위는 3.8%에서 9.5%로 증가했다. 아파트는 1분위가 17.4%에서 21.2%로, 5분위가 4%에서 5.1%로 각각 올라 비아파트보다 영향이 작았다. 소득이 낮을수록 월세가 매달 고정비로 빠져나가는 부담이 크기 때문에 같은 월세 전환이라도 체감 충격은 저소득층에서 더 커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저소득 취약계층의 주거 안정을 위해 임차급여·수선유지급여 등 주거급여 확대를 비롯해 주택금융 지원 등 주거복지정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전 센터장은 “전세사기 등으로 취약계층에 필요한 비아파트 주택 공급이 과거보다 크게 감소했다”며 “주거급여나 주택금융 지원 등을 강화해서 임대차 시장의 불안이 취약계층의 주거 불안으로 전이되지 않도록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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