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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은 유치 매립지는 반대…선거에 밀렸던 지방 이슈 수면 위로

■ 산적한 정책과제에 세종 분주

공공기관 2차 이전 논의 본격화

님비시설 후보지 검토결과 공개

정유사 손실 보전 방안 고시도

입력2026-06-04 05:30

지면 12면
전남 나주시의 빛가람전망대와 광주-전남혁신도시 모습. 연합뉴스
전남 나주시의 빛가람전망대와 광주-전남혁신도시 모습. 연합뉴스

6·3 전국동시지방선거가 마무리되면서 세종 관가의 움직임이 분주해지고 있다. 선거 운동 기간 중 불필요한 논란을 피하고자 각 부처별로 잠시 미뤄둘 수밖에 없었던 정책 과제들이 산적해 있어서다.

3일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최근 발전 공기업 5사 노조위원장들과 만나 7월 내 발전 공기업 통폐합 이슈에 대한 결론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정부는 5월 중 연구용역 중간 결과를 발표하고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었으나 지방선거 부담에 따라 일정을 미룬 바 있다.

공기업 통폐합 이슈가 공론화되면 본사 소재지 문제가 최대 화두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발전 공기업 5사는 각각 경남 진주, 부산, 울산, 충남 태안, 충남 보령에 본사를 두고 있다. 발전 공기업의 ‘본사 쟁탈전’이 치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에너지 공기업이 밀집한 전남 나주나 정부청사가 위치한 세종도 발전 공기업 유치전에 나설 전망이다.

기후부는 새로 선출된 경기 하남시장과 동서울변전소 옥내화·증설 공사 문제도 매듭지어야 한다. 동서울변전소는 정부가 구축하고 있는 동해안~수도권 초고압직류송전(HVDC)망의 수도권 측 종점이다. 동해안의 남는 원자력·화력 발전소의 전기를 수도권 첨단산업 단지로 공급하기 위해 필수적인 설비지만 하남시장이 인허가를 내주지 않아 약 2년째 작업이 전면 중단된 상황이다.

수도권 매립지를 대신할 대체 부지 선정 문제도 지역사회에서 찬반 여론이 들끓을 것으로 보인다. 기후부는 서울특별시·인천광역시·경기도와 함께 지난해 10월 ‘수도권 매립지 대체 부지 4차 공모’를 통해 2곳의 신청을 받았다. 앞선 1~3차 공모에서 신청 부지가 단 한 곳도 나타나지 않자 면적 기준을 완화하고 지방자치단체뿐 아니라 개인과 법인도 신청할 수 있도록 허용해 겨우 후보지를 찾았다.

하지만 공모 결과의 윤곽이 알려진 지 8개월이 넘도록 정부는 후보지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는 한 차례도 공개하지 않은 채 물밑에서 적격성 검토만 이어가고 있다. 매립지는 대표적인 기피 시설이어서 후보지가 공개되면 여야를 막론하고 반대 목소리를 높이느라 부지 확보가 좌초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제 선거도 끝났으니 검토 결과를 공개하고 지자체와 지난한 협상을 이어가는 일만 남았다.

정부세종청사 전경. 연합뉴스
정부세종청사 전경. 연합뉴스

정부 관계자는 “지역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치는 사안일수록 선거 기간에는 정쟁의 도구로 소모될 가능성이 높다”며 “불필요한 선거 개입 논란에 휘말릴 가능성도 있어 부처 입장에선 정책 집행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 각 부처들은 인화성 높은 사안의 발표 시점을 의도적으로 선거일 이후 배치하고 있다. 가령 기획예산처는 매년 통상 5월께 개최하던 국가재정전략회의를 6월로 순연했다. 대통령이 주재하는 재정전략회의는 향후 5년간 예산 집행 원칙과 분야별 재정 총량 등을 설정하는 자리다. 내년도 예산의 집행 방향을 가늠할 수 있어 선거 직전 시행하기에 정무적 부담이 상당할 수밖에 없다.

산업통상부는 석유제품 최고가격제 시행에 따른 정유사 손실 방안이 담긴 고시안을 당초 5월 말 발표하겠다 했으나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산업부 관계자는 “내용은 거의 완성됐으나 일부 부처간 협의가 남은 상황”이라며 “확정되는 대로 발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토교통부 역시 올해 3월께 한국토지주택공사(LH) 혁신안을 발표하기로 했으나 상반기 중 발표로 미뤘다. 농림축산식품부도 사업구조 개편과 농협경제지주 적자 해소 방안 등이 담긴 농협 2차 개혁안을 6월 중 내놓을 예정이다.

‘선거용 정책’이라는 꼬리표가 달리기 쉬운 지방 발전 전략도 선거 종료와 동시에 탄력받을 전망이다. 산업부는 이재명 정부의 지방 균형 성장 전략인 ‘5극 3특’의 구체적인 로드맵을 7월께 공개한다. 이와 함께 현대차가 전북 새만금 일대에 로봇·수소·인공지능(AI) 도시 등 분야를 중심으로 9조 원을 투자하기로 한 것과 같이 권역별로 구체적인 기업 투자 계획이 담긴 지원 대책을 발표하겠다는 것이 산업부의 구상이다.

지자체들의 핵심 관심사인 ‘공공기관 2차 이전 방안’도 본격적으로 구체화한다. 국토부는 지난해 발주한 ‘2차 공공기관 이전 실행지원 용역’을 바탕으로 7~8월께 계획안을 내고 공청회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한다. 수도권에 잔류하고 있는 공공기관과 정부 출자·공직유관단체 200~300여 곳이 이전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어 하반기 내내 각 지자체들은 유치전에 열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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