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선거무효소송 내고 개표 참관인 철수”…선관위 항의 방문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당 차원 선관위원장 탄핵안 발의도 검토
장동혁, 노태악 위원장 방 들어가려다 한때 대치…서울시 선관위로 이동
입력2026-06-04 00:24
국민의힘은 6·3 지방선거 본투표일인 3일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불거지자 심야에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항의 방문해 개표 중단을 거세게 압박하며 재선거를 요구했다. 개표를 멈추지 않으면 자당 투표 참관인을 전원 철수시키겠다고 으름장을 놨고 선거무효소송 제기까지 예고했다.
장동혁 상임선거대책위원장 등 지도부는 이날 오후 10시 30분 경기 과천 중앙선관위를 찾아 허철훈 사무총장과 마주했다. 장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투표용지 부족은 독일, 미국 판례에 비춰봐도 당연히 선거 무효 사유”라고 못 박았다.
그는 “개표방송 이후 투표한 분들은 이미 개표방송에 영향을 받았을 것”이라며 “이것(투표용지 부족)이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전혀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며 이미 선거 자체가 심각하게 오염됐기 때문에 재선거를 실시해야 하는 사안”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전국에 이와 유사한 사례가 얼마나 있었는지 파악될 때까지 전국 모든 개표를 중단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국민의힘은 전국의 개표 참관인들을 모두 철수시키겠다”고 경고했다. 장 위원장은 “이 정도의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으면 선관위원 전원이 사퇴하거나 탄핵 사유”라고 몰아붙였다.
허 사무총장이 “지금 (개표 중단을) 하기 어렵다는 생각”이라고 답하자 장 위원장은 “그러니까 중앙선관위에서 빨리 중단시키라는 것”이라며 “답변할 권한이 없다면 선관위원장 나오라고 하라”고 언성을 높였다.
허 사무총장은 잠시 자리를 비워 노태악 선관위원장을 만나고 온 뒤 “(개표 중단에 대해) 말씀드렸는데 위원장 혼자 결정할 사항이 아니라고 한다”며 “12시에 긴급 위원회를 소집한다”고 전했다.
이에 격앙된 장 위원장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노 위원장의 집무실로 직접 향했다. 선관위 직원들이 방 앞을 몸으로 가로막자 김장겸 의원과 휠체어를 탄 최보윤 의원 등이 “비키세요”를 외치며 길을 텄다. 장 위원장은 오후 11시 4분께 노 위원장 방으로 들어갔다가 23분 뒤인 11시 27분에 나왔다.
그는 취재진과 만나 “중앙선관위원장에게 개표 중단을 요구했지만 돌아온 답변은 ‘서울시선관위에서 결정할 문제고 중앙선관위 권한이 아니다’라는 것이었다”며 “선거무효소송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장 위원장과 김장겸·최보윤·박준태 의원, 김민수 최고위원 등은 곧이어 서울 종로구의 서울특별시선거관리위원회로 발걸음을 옮겼다.
당 차원의 압박은 선관위원 탄핵으로까지 번지는 모양새다. 당 법률자문위원장을 지낸 주진우 의원은 페이스북에 “탄핵안을 직접 발의하겠다”며 “당장 개표를 중단하고 노태악 위원장을 포함해 선관위원 전원 사퇴하라”고 적었다.
나경원 의원도 페이스북에 “어떤 사과나 변명도 소용없다. 즉각 개표를 중단하라”고 쓰며, 독일 판결처럼 승패에 미친 영향과 무관하게 무조건 재선거를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선거대책본부장인 정희용 의원 역시 입장문에서 “중앙선관위원장은 사퇴로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라”고 압박했다.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 서울경제신문,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